금값 사상 첫 5100달러 돌파·은 110달러 급등 → ETF·ETN 수요 폭발
트럼프 리스크·지정학 갈등 확산…금 시총 35조 달러로 엔비디아 8배
레버리지 은 ETN 이달들어 90%대 급등…투기성 단기 자금도 몰려
국제 금값이 온스당 51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은 가격 역시 110달러 선을 돌파하며 귀금속 전반의 강세가 이어지자 국내 ETF·ETN 시장에서도 관련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48% 오른 온스당 5111.07달러로 마감하며 처음으로 5100달러를 넘어섰다. 은 가격도 약 6% 급등해 110달러를 돌파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ACE KRX금현물' ETF에는 연초 이후 3723억 원, 'TIGER KRX금현물'에는 1405억 원이 유입되는 등 현물형 금 ETF를 중심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다.
금·은 ETF 수익률도 빠르게 상승했다. 이달 들어 'ACE KRX금현물'은 15.08%, 'TIGER KRX금현물'은 15.16% 상승했다. 금 선물형 ETF인 'TIGER 골드선물(H)'은 16.26%, 'KODEX 골드선물(H)'은 16.01% 올랐다. 금·은 혼합형 'TIGER 금은선물(H)'은 18.92%, 은 가격을 직접 반영하는 'KODEX 은선물(H)'은 44.55% 급등해 금 관련 ETF 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은 ETF의 강세 폭이 금보다 월등히 커지면서 귀금속 시장에서는 '은(銀)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 레버리지 ETN도 30%대 중후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34.10%),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33.84%), 'N2 금 선물 ETN(H)'(+33.84%), '한투 금 선물 ETN'(+33.69%),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 ETN(H)'(+33.39%), '메리츠 금 선물 ETN(H)'(+32.93%) 등 주요 상품 대부분이 고르게 올랐다.
이달 들어 레버리지 은 선물 ETN 7종은 98~10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은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98.25%),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H)'(+99.11%),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99.28%),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97.78%),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99.27%),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ETN'(+99.80%), 'N2 은 선물 ETN'(+97.97%) 등이다.
거래대금도 크게 증가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은 선물 ETN B' 1조 8350억 원,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8315억 원,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8124억 원, 'KB 레버리지 은 선물 ETN(H)' 4268억 원, '한투 레버리지 은 선물 ETN' 2040억 원, '메리츠·N2 은 선물 ETN'은 각각 700억 원대 등 이달 누적 거래대금은 3조 원을 크게 상회했다.
이처럼 금·은 관련 ETF·ETN 전반에서 강세와 거래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며 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단기 수급뿐 아니라 구조적 투자자금도 귀금속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금값 급등에는 지정학적 요인뿐 아니라 달러화 자산 자체의 신뢰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 구상과 캐나다산 제품 100% 관세 경고 등을 연달아 언급하며 글로벌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회피)'와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debasement trade)' 우려까지 부상했는데 이는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금과 같은 실물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실제로 금의 글로벌 시가총액은 약 35조 2500억 달러로 엔비디아의 약 8배에 달한다. 위험자산 중심 랠리가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금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가장 견고하게 쌓인 자산으로 평가됐으며 이번 급등세는 이러한 구조적 흐름이 다시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금값 랠리 지속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해 금값이 온스당 6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목표가를 5700달러로 상향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올해 상반기까지 강세 모멘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통화 유동성 확대와 달러 약세 흐름 속에서 금이 글로벌 자산시장의 중심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흐름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귀금속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강화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격 상단이 점진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기존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일 환경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도 "은은 태양광 패널 전극, 데이터센터 서버, 전기차 전장 등 고전도성과 신뢰성이 필수적인 영역에서 폭넓게 사용된다"며 "AI 확산과 전력 인프라 투자가 동반되면서 은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