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아파트 경비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가 입주민들에게 받은 폐기 직전의 음식·물건들로 곤혹을 겪고 있다는 딸의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버지가 치약을 받아오셨는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은퇴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다"며 스스로 아파트 경비일을 선택했다고 한다. 건강을 유지하고자 일자리를 찾았고, 일부 입주민들로부터 "간식이나 물건을 받는다"며 입주민의 호의도 언급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받은 물건들의 상태는 충격적이었다. A씨는 친정집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받아온 도라지배즙을 확인했는데, 유통기한 표시가 없고 내용물 역시 오래된 듯 변질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까서 맛을 보니 이미 상한 상태였고, 결국 아버지께 설명하고 모두 버렸다"며 "버릴 거를 주면서 생색내고 싶을까"라고 했다.
그 외에도 불고기를 받아왔지만 고기에는 허연 이물질이 떠 있었고 냄새와 맛도 정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버릴 것을 가져다가 준다는게 정말 화가 나더라"며 음식물 버리는 비용이 아까웠을까"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결정적으로 A씨를 더욱 화나게 만든 것은 치약 선물이었다. 아버지가 "집에 치약이 많으니 받으러 오라"며 입주민에게 받은 치약 제품을 보여줬는데, 이는 최근 유해물질 논란으로 리콜 조치된 제품들이었다.
A씨는 "이 치약에 발암물질이 포함돼 리콜 대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아버지는 "모르고 준 것일 것"이라며 별일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변에 나눠주려 했다"는 아버지의 말을 들은 A씨는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유해 치약을 전달했을까 걱정돼 아버지 집에 있던 다른 치약들도 전부 확인했고, 리콜 대상 제품을 추가로 발견해 모두 폐기했다고 전했다.
A씨는 "자기들이 쓰기 꺼려지는 물건을 경비원에게 건네며 생색을 냈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었다"며 "남동생에게 말하면 싸울 것 같아서 말을 못했다"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한 이용자는 "충분히 알고 준 것"이라며 "사람을 우습게 보고 쓰레기 처리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몰상식한 사람이 너무 많다", "거절하면 또 기분 나쁘다고 난리다", "경비원한테 생색내려고 못 먹는 걸 준다는 게 참 기가 막힌다"는 댓글도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은 경비원들이 이러한 호의를 받지 않도록 규정상 '물품 수령 금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런 일 막으려면 경비원들에게 '받지 마라'고 말씀드려야 한다", "치약은 해당 업체에 회수 신청하면 정산도 가능하니 잘 처리하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왔다.
하지만 "모든 입주민이 그런 건 아니다", "박카스, 간식 챙겨주는 좋은 이웃도 많다"는 등의 시선도 있었다. 자식 입장에서 속상하더라도 너무 티를 내면 오히려 부모 마음이 더 아플 수 있다는 위로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