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돌고 돌아 원전…李정부, 신규 대형 원전 2기 원안 추진

입력 2026-01-26 14: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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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시절 11차 전기본 유지…2037·2038년 준공 목표
AI 확산·전력 수요 급증에 정책 선회…"재생에너지와 병행 불가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기후부 기자실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기후부 기자실에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시절 확정된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수정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력 수급 안정과 탄소 감축을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변경 없이 추진한다"며 "공론화 과정과 여론조사 결과 다수 국민이 원전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11차 전기본은 지난해 2월 확정된 중장기 전력 로드맵이다. 2037년과 2038년을 목표로 총 2.8GW 규모 대형 원전 2기를 건설하고, 2035년까지 0.7G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 기조를 상징하는 정책으로 평가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이미 지어진 원전을 잘 활용하자"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지만, 집권 이후 정책 기조는 달라졌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전기화 가속으로 중장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단독으로는 안정적 공급이 어렵다는 현실을 받아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원전에 우호적인 국내 여론도 정책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최근 정부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규 원전 건설 찬성률은 60%를 넘겼고,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7일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원전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김 장관도 "전력 부문의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감축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되 원전이 안정적인 기반 전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조만간 신규 원전 부지 공모에 착수한다. 유치를 희망하는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약 5~6개월간 평가를 거쳐 후보지를 선정하고,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거쳐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한다. 상반기 중에는 신규 원전 부지와 함께 제12차 전기본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사회적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환경·탈핵 단체는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공론화 절차의 충분성을 문제 삼으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답을 정해놓은 형식적 공론화"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12차 전기본에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전망과 에너지 믹스, 분산형 전력망 구상을 객관적으로 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