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3인, 정청래에 '합당 제안' 사과 요구…내홍 폭발

입력 2026-01-23 14:20:22 수정 2026-01-23 14: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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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 합당 제안 발표 전 절차 무시"
"李대통령에 부담·오해 주는 방식 바람직하지 않아"
"정 대표 제안 때문에 '오천피' 정부 성과 묻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3명이 23일 오전 지도부 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깜짝 합당' 카드를 꺼내 든 지 하루 만에 당 지도부 내홍이 극에 달하며 결국 폭발하는 형국이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이들은 회견 내내 격앙된 어조로 정 대표의 사과와 진상공개를 요구했다. 정 대표가 합당 제안 발표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했음은 물론, 정무적으로도 '실책'에 가까운 행동을 일삼았다는 지적이다.

이 최고위원은 "당원들이 선출한 최고위원들조차 전날 오전 9시 30분 회의 직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발표 20분 전에야 통보받았고, 대다수 의원은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하루 전인 21일 이미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상대 당 지도부는 미리 알고, 우리 당 지도부는 까맣게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황 최고위원은 "(정 대표는) 말로는 당원주권을 이야기하면서 일방적으로 당의 운명을 결정했다. 당원에게는 O·X만 선택하라는 것이 정청래식 당원주권이냐"며 "명백한 월권이자 직권남용"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이 마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거쳤던 것처럼 비치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강 최고위원은 "확인 결과 전날 (합당 제안) 발표는 대통령실과 사전 공유된 사안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는) 홍익표 정무수석과 우상호 전 수석을 통해서도 확인된 사실"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합당 제안이 대통령의 뜻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대통령을 정치적 논란 한가운데로 끌어들이는 (정 대표의)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질책했다.

정 대표의 돌발 제안이 부각된 탓에 정부 성과가 가려졌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최고위원들은 "그 '단순한 제안' 때문에 이재명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역사적인 '코스피 5천 돌파' 뉴스가 묻혔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들은 정 대표에게 ▷공식 사과 ▷재발방지책 제시 ▷합당 논의 과정의 진상 공개 등을 요구했다.

정 대표가 촉발한 '1인 1투표제' 논쟁의 연장선에서 여당 지도부의 내홍이 격화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분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여권 대표 스피커로 꼽히는 김어준씨가 이날 오전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정 대표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놨음에도, 최고위원들의 기자회견 개최 등 갈등 양상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김씨는 "아래로부터 중지를 모으려 하면 이해당사자들의 물러설 수 없는 전장이 되기 십상이다. 어떤 사안은 리더가 결정하고 실무는 그 과정을 챙기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정청래 대표의 사익은 없다. 욕먹을지도 모르지만 쉬운 일은 아니어도 정 대표가 당 대표로서 했어야만 하는 일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