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 기자회견
"한국거래소의 증권 거래 시간 연장안은 증권 노동자와 금융투자자를 넘어 증권 유관기관 및 금융투자업 전체 노동자를 희생양 삼는 일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정문 앞에서 '증권 거래시간 연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오늘 코스피가 장중 5000포인트를 돌파한 것은 정부의 상법 개정 등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것들이 필요한데, 거래 시간 연장이 그 조건이 될 수 없음은 여의도에 있는 증권 노동자들과 유관기관들은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 시장이 24시간 열리는 동안 쌓이는 1500만 증권 투자자들과 노동자들의 피로와 건강권, 수면권은 누가 담보하냐"며 "거래소는 거래 시간 연장안을 철회하고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위해 어떤 길이 올바른 길인지 입장을 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사무금융노조 8만 노동자들은 증권업종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욱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장은 "거래소는 최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 출범 이후 발생한 실적 악화로 프리·애프터마켓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증권업종본부는 논의할 준비를 하고 함께 나아가자고 얘기한 바 있다"며 "금융위원회에서도 거래소의 일방적 독주가 아닌 증권 노동자와 함께 더 많은 논의와 계획들을 순차적으로 준비해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자 노력하라는 얘기를 했지만, 최근래 언론 플레이만 일삼는 모습을 보면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 본부장은 "투자자들은 무작정 늘어난 거래 시간으로 인해 장시간 신경 써야 하는 부분과 호가가 분산되는 문제점들에 대해 불안함을 토로하고 있다"며 "증권사 사장단들도 노후 비용·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금융위와 거래소의 압박에 못 이겨 끌려가는 모습을 보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은보 이사장이 금융 안정성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은 외면한 채 본인의 치적 쌓기에 매몰돼 거래 시간을 확대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증권 최초 IT(정보기술) 출신 상근간부인 이정훈 사무금융노조 KB증권지부 부위원장은 앞서 거래소가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넥스트레이드와 동일한 수준까지 인하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는 "회원사는 수수료 변경을 위해 주문 시스템을 변경하고 두 달 뒤에 다시 원복을 해야 했다"며 "거래소는 회원사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꼬집었다.
회원사에 거래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넥스트레이드는 프리마켓에 넣은 주문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정규장으로 이전되는 원보드(one board)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소의 매매 시스템은 이 체계를 갖추지 못해 회원사가 직접 취소·재주문하도록 안내했다는 주장이다.
이 부위원장은 "거래 시간 연장에는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각 증권사에서 거래 시간 연장을 위한 예산을 편성한 곳은 없다"며 "7시부터 프리마켓이 열리면 IT, 고객센터 인력들의 근무 시간, 노동 조건의 변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거래소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거래소는 23일 예정돼 있던 증권업계 실무자 설명회 일정을 오는 26일로 변경하고 노조 위원장과 일부 지부장이 참석한 긴급 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