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한·미간 민간 외교 역할을 하는 이보희씨

입력 2026-01-21 15: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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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경북 칠곡 미군부대 캠프 케롤에서 피아노 자원봉사

피아노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칠곡군 이보희씨.
피아노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칠곡군 이보희씨.

일요일 오전이면 경북 칠곡군 캠프 캐롤 주한미군 예배당에는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울려 퍼진다.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이보희(사진·48) 씨는 10년째 봉사활동을 하면서 미군과 한국의 민간 외교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녀는 건반으로 쌓아올린 신뢰를 바탕으로 봉사를 넘어 지역사회와 한미 공동체의 가교 역할을 해 온 '조용한 연결자'다.

그녀가 주한미군 예배당 문을 처음 두드린 건 2016년. '가톨릭 예배 반주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뒤 연주를 부탁받았다.

미군부대 특성상 출입 절차는 까다롭고 예배 구성도 한국 성당과는 다르다.

하지만 그녀는 매주 빠짐없이 예배당을 찾으면서 예배당의 중심 일원으로 미군 장병과 그 가족들에게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예배당에서의 그녀의 역할은 단순한 연주에 그치지 않는다. 공지와 안내, 일정 조율, 새로 온 이들을 맞는 에스코트까지 맡는다.

다양한 국적의 신자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자연스레 영어도 익혔다.

미군 장병, 필리핀·동남아 신자, 미국인 군종장교 등이 뒤섞이는 환경은 그 자체로 작은 국제사회다.

그녀는 "신앙이 표현되는 방식은 달라도 누군가를 돕는 마음은 같다는 걸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피아노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칠곡군 이보희씨.
피아노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칠곡군 이보희씨.

그녀의 봉사활동을 지역에서도 이어진다.

왜관읍 석전성당에서는 올해로 15년째 미사 반주를 맡고 있다.

토요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날 성당을 찾아 예배와 기도 시간에 맞춰 연주했다. 보수가 없는 자리지만 그녀에겐 습관이자 책임이다.

그녀는 "성당 문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건반을 잡다 보니 제 하루도 자연히 그 시간에 맞춰진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그녀는 청년 21명이 참여해 만든 봉사단 '청온'을 꾸려 무료급식소 배식, 장애인복지관 정리·청소, 노인마을 환경정비 등을 해오고 있다.

이밖에 자유총연맹 여성회원으로 오지마을 이·미용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그녀는 올해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사회를 위해 더 넓은 범위의 봉사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저의 작은 재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좋은 곳에 쓰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