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의 젖꼭지(Téton de Vénus)'는 영화 '아마데우스' 장면에 나오는 디저트이다. 하얀 설탕을 뿌린 과자 위에 요염한 자태로 앉아있는 딸기, '빨강'의 도발적 느낌과 그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관능적이다. 이 디저트는 단순한 소품 이상의 의미를 준다. 품위 있는 겉모습과 달리 쾌락에 젖은 귀족 사회 면면을 담아놓았다. 한때 국내에서도 '산딸기'라는 영화가 유행했다. 딸기와 性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게 분명하다.
고문헌 속의 딸기는 몸을 보하는 약용 식재료였다. 산딸기와 복분자는 식물 종류 자체가 다른 '별개의 종'으로 산딸기는 익었을 때 붉은색이지만 복분자는 검은빛에 가깝다. 한방 약재로 쓰이는 복분자는 미성숙과 열매를 말려서 사용한다. 이때가 약효가 가장 응축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 산딸기는 '기운을 보충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가 백발이 되지 않게 한다'고 하였다. 산딸기즙에 꿀을 섞어 달여 먹으면 폐가 허하거나 폐가 차가워 생기는 증상을 치료한다고 전한다. 반면 복분자는 '남자의 신정(腎精)이 고갈된 것과 발기불능을 다스리며, 성기를 단단하게 하고 발기 시간을 늘려준다'고 하였다. '열매를 먹으면 오줌 줄기가 세어져 요강(盆)을 뒤엎는다(覆)'는 뜻에서 복분자(覆盆子)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의외로 고조리서에 딸기 기록은 드물다. 재배 식물이 아니라 산에서 채취하는 '산과(山果)'였기 때문에 반가(班家)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추측하건대 딸기는 제철에 잠깐 먹는 별미나 구황식물로 과육이 연하고 쉽게 물러서 저장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조리서를 살피다 1800년대 말엽의 '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 '복분자 화채'를 찾았다. '복분자는 깨끗이 골라 씻어 꿀에 재우고, 꿀물을 진하게 타 넣어 잣을 뿌린다' 당시에 꿀과 잣을 넣었다는 것은 고급에 속하며 특별 음료로 사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의 기록을 살펴본즉 복분자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항산화·항암·항염 효과와 간 기능 개선에 탁월하다고 보고된다. 반면, 산딸기는 비타민 C 함량이 높고 유기산이 풍부하여 면역세포 활성, 항바이러스 및 항균 작용에서 더 뚜렷한 활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죽림에는 호랑이가 있고 산딸기나무 밑에는 뱀이 있다'는 말이 있다. 빨간 열매를 보고도 선뜻 다가가지 못한 이유였다. 줄밤다리 화전(火田) 가장자리 비탈에는 산딸기 넝쿨이 우거져 있었다. 제멋대로 가지를 뻗친 넝쿨에는 억센 가시가 있어 근접을 막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낫으로 가시나무를 가차 없이 당겨 열매를 딴 후 칡 이파리에 담아서 안겨주었다. 그 검은빛의 달곰한 열매를 '고무딸기'라고 알려주었다.
현재 시중의 딸기는 20세기 초반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들여왔다. 해서 '양딸기'로 불렸다. 1980년대 비닐하우스 보급의 확대로 한겨울에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백색혁명'이라 하였다. 딸기는 나무가 아닌 풀에서 자라기 때문에 분류상으로 '채소'에 속한다. 또 하나 딸기의 빨간 부분은 열매가 아니라 꽃받침이 변형된 '헛열매'이다. 진짜 열매는 겉면에 깨처럼 박혀 있는 작은 씨앗이다. 씨앗 하나하나가 각각 열매인 셈이다.
딸기의 비타민 C는 레몬이나 오렌지보다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면역력을 높여준다. 디저트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로 빵, 과자, 음료, 샐러드 등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딸기의 신맛은 유제품과 잘 어울린다. 유제품이 신맛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칼슘과 기타 영양소를 보충해 준다. 하양과 빨강의 섹시한 조합, 꿀을 섞으면 황홀한 맛을 누릴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