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연·근해 조업권 분리…남해안 반대에 1년 유예되나

입력 2026-01-14 17:07:25 수정 2026-01-14 17: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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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어민 분쟁조정 위한 유예기간' 만지작
'경남 국회의원이 해수부 관계자들 불러 압박' 동해안 어민들 집단행동 예

경북 동해안 연안에 죽은 청어떼가 가득 떠있는 모습. 해당 영상을 촬영한 어민은
경북 동해안 연안에 죽은 청어떼가 가득 떠있는 모습. 해당 영상을 촬영한 어민은

강원·경북 동해안에서 선박 크기에 따라 연안과 근해 해역 조업 가능 선박을 분리하는 '연안·근해 조업구역 분리를 위한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매일신문 지난 6일 등 보도)이 경남 어민들의 반대로 1년 이상 유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남 일부지역 의원이 해양수산부 관계자까지 불러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며 정치권에 대한 동해안 어민들의 분노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강원과 경북지역 동해안 어민들은 "그동안 남해안 선적의 근해소형선망 어선들이 동해 앞바다까지 진출해 수자원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어자원 고갈 및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데 정작 우리지역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다"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강원·경북 어민들은 지난 9일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의 즉시 공포를 요구하기 위해 해양수산부를 직접 찾았다.

어민 측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해수부 측은 "경남지역 어민들의 이의제기가 있으니 합의 조정을 위해 1년간 시간을 갖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건넨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해수부에 태도에 경북동해안지역 어민들은 지난 13일 임시 회의를 갖고 해당 사안에 대한 상경 투쟁 등 대응방안을 결의했다.

특히, 이들은 경남지역 국회의원이 해수부 관계자들과 해당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사진까지 입수하고 정치권 개입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 포항의 한 어민은 "지금도 남해안 배들이 연안까지 들어와 배에 다 담지도 못할 정도로 어자원을 긁어간다. 심지어 버리고 간 물고기 사체가 가득할 지경"이라며 "바다의 메뚜기 떼같은 이들에게 1년 유예는 마지막까지 동해 바다를 털어 가라는 특혜를 주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동해안 각 시·군 어민 단체들은 해수부의 유예 결정이 확정될 시 대규모 상경 투쟁과 함께 조업 거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남 선적 근해소형선망어선 5~7개 선단이 매년 약 8개월간 동해안에서 반복적으로 조업하며 청어(3~6월), 삼치·방어(9~12월) 등을 집중 어획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청어의 경우 지난 2024년 기준 경북지역 어획량 1만9천464t 가운데 약 70%가 근해소형선망어선에 의해 어획된 것으로 집계났다.

이에 해수부는 최근 10t(톤)급 이상 중·대형 선망어선들이 5.5㎞ 내 동해안 연안에서 조업을 펼칠 수 없도록 하는 수산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4년부터 경기도·충남·전북·제주도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동해안 역시 약 20년 전부터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입법 예고 과정에서 경남지역 수협들이 '갑작스런 조업조정으로 피해가 예상된다'며 공동으로 2년 유예기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해수부 측이 1년 유예라는 타협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정안 공포까지 약 6개월이 소요되는 까닭에 해수부의 의견대로 1년간 유예기간을 둘 경우 법 시행까지 사실상 1년 반 이상이 지체되는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수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가 지역 간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시행 시기를 늦추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유예 기간 동안 벌어질 자원 약탈식 조업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북도의회 관계자는 "동해안 어민들이 수년간 요구해온 정당한 권리가 정치적 논리에 의해 밀려나서는 안 된다"며 "해수부는 유예안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동해안 어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