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에서 '안전 솔루션 기업'으로
대구 소재분야 강소기업 라지 해결책 제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부작용도 뒤따르고 있다. 열폭주 현상으로 인한 화재 사고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기차 화재에 특화된 다양한 제품이 난립하고 있으나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대구의 소재 전문기업 '라지'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안전용품 브랜드 '파이어싹'(FIRESSAK)을 론칭해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다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완성한 화재 진압 설루션으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질식소화덮개 기준 제시
박철현 라지 대표는 파이어싹의 독보적인 품질이 자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박 대표는 "화재 확산을 막는 제품이 꼭 필요하다고 체감했고 직접 개발에 뛰어들었다. 질식소화덮개의 기준이 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파이어싹 질식소화덮개는 불연성 원단인 하이실리카를 사용해 높은 내열성을 지니는 것은 물론 특수 코팅을 적용해 유해가스 발생률을 최소화했다. 또 스틸사 봉제로 높은 온도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내구도를 구현했다.
박 대표는 "개발 초창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 고온에 특화된 원단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봉제하는 부위가 녹거나 터지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리튬이온배터리는 열폭주 발생 시 1천°C 이상 온도가 치솟는데 원단과 실 모두 이를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위급한 상황에 쓰이는 제품인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라지는 소방당국과 함께 진행한 시연회에서 전기차 진압에 성공하며 질식소화덮개의 성능을 입증했다. 그는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수차례 검증을 받기도 했다. 저가 원단을 수입해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도 이런 제품들이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파이어싹은 수년간 테스트를 반복했고 인증을 다수 획득했다. 우리가 '진짜'라는 자부심은 훔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이어싹은 공공조달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안전 혁신제품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제품 공급 확대에 발맞춰 공정 고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으며 베트남 등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 소재기업의 도전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금융업에 종사하다 지금의 회사에 합류했다. 기업을 일으키기 위해 납품과 영업, 현장작업까지 도맡아 하는 '멀티 플레이어'를 자처했다.
그는 "대구로 내려왔을 때 직원은 3명이었다. 일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영업도 뛰면서 기술 공부를 파고들었다. 공정개선 아이디어도 내고 직접 실행에 옮기면서 고객사와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모르는 걸 부끄러워 하지 않고 배우려고 했던 게 동력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다양한 첨단소재를 개발 및 양산하며 기업 규모를 키웠고 2010년 대표로 취임했다. 이후 테크노폴리스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자동차 소재부품 기업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배기용 단열재와 흡음·차음재, 강도 보강재를 거쳐 열가소성복합재까지 신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자동차 소재부품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한 덕에 사업 다각화도 가능했다. 열과 소음을 견디고 경량화를 시키는 데 집중했다. 이는 완성차에서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이지만, 차량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여전히 자동차 소재부품의 비중이 높고 관련 기술도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기업으로 단단한 기반을 다진 후 재난안전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자체 브랜드인 파이어싹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금은 화재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우리 브랜드를 환경·바이오 등 다른 분야로 확장시키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했다.
끝으로 박철현 대표는 "함께 고생한 직원들에게 든든한 울타를 만들어주고 싶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공격적인 투자로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보다 천천히 내실을 다지고 싶다. 우리가 하는 영역에서는 세계 어디 내놔도 인정받는 진정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