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당게 사태)'와 관련해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및 국민의힘에 대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한 전 대표 측은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들을 한동훈 전 대표 또는 가족이 작성한 것처럼 조작(造作)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당원 게시판은 당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올리는 공간이다. 당원들이 갖가지 '소음(騷音)'을 쏟아내는 공간이자, 지도부가 '소음'을 듣기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소음은 터무니없는 비방인 경우도 있지만, '작은 고장'을 알리는 경고(警告)가 되기도 한다. 적절하게 대응하면 '큰 고장'을 예방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애초 '당게 사태'가 논란이 됐을 때 한 전 대표는 "부적절했다"고 사과하고 매듭지었어야 했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윤리적 책임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심한 비판'을 거울삼아 정부·여당을 쇄신하고 단결하는 기회로 삼았어야 했다. '당게 사태'가 당시 정부·여당의 쇄신과 단결 기회가 되기는커녕 갈등(葛藤)을 증폭시키는 문제로 비화했다는 것은 국민의힘과 한 전 대표의 '한계'라고 본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한 전 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 언어가 아니라 법적 논리로 돌파하려 한다는 점이다. 정치 리더라면 어려움에 처한 당이 더 이상 갈등과 분란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있다. 비판과 오해는 물론이고 때로는 억울함도 흡수(吸收)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법적으로 "누가 옳고 그르냐"로 따지려고 한다.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대표직 사퇴 요구가 쏟아졌을 때 한 전 대표는 "내가 비상계엄 했습니까?" "내가 탄핵 투표 했습니까?"라는 취지(趣旨)로 반문(反問)한 바 있다. 당무감사위원장을 고소한 것은 2024년 12월 대응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