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中 국빈 방문…한한령·서해 중국구조물 등 논의 전망

입력 2026-01-04 14:11:34 수정 2026-01-04 19: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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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7일까지…역대급 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상하이에서 임시정부 청사 100주년 기념 행사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공식 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공식 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서해 중국 측 시설물) 등 당면한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

4일 출국, 3박 4일간 이뤄지는 이 대통령의 이번 중국 방문은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국빈 방한한데 따른 답방성격이자 이 대통령의 올해 첫 정상외교 일정이다. 한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이후 6년여 만이며, 국빈 방문은 2017년 12월 이후 8년여 만이다.

◆ 한중 정상회담, 한한령과 서해 구조물 논의 예정

약 2개월 만에 다시 만나는 양국 정상은 '민생과 평화 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을 주제로 경제·산업·기후·교통 분야 등에서 양국 교류 확대,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일 이 대통령의 방중 사전브리핑을 통해 "2개월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이 이뤄진 것이자, 양국 모두에 있어 올해 첫 국빈 정상외교 일정"이라며 "한중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한령' 완화 등 문화 관련 사안 ▷서해 구조물 문제 등 민감한 양국 현안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위성락 실장은 "한한령 자체가 없다는 게 중국 측 공식 입장이지만 우리가 볼 땐 상황이 좀 다르기 때문에 문화교류 공감대를 늘려가며 문제 해결에 접근을 해보겠다"며 "서해 구조물 문제도 앞서 경주에서 논의된 바 있고 이후로도 실무협의가 진행된 만큼 협의 결과를 토대로 진전을 보기 위해 계속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앞서 지난 2일 중국 중앙TV(CCTV)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국 측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양안문제와 관련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정상회담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다잡았다.

나아가 정상회담 상대인 시진핑 국가 주석에 대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지도자로 직접 만나보니 '든든한 이웃', '함께할 수 있는 도움 되는 이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래픽] 이재명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주요 일정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yoon2@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그래픽] 이재명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주요 일정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yoon2@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X(트위터) @yonhap_graphics (끝)

◆ 중국 권력서열 1~3위 유력 인사 만나 양국 현안 논의

4일부터 오는 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4일부터 6일까지는 베이징에서 동포만찬간담회, 한중 정상회담, 한중 비즈니스 포럼, 리창 국무원 총리(중국 경제사령탑)·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국회의장) 오찬·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도착 첫날인 4일 저녁에는 현지 동포들을 만나 타국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교민들을 격려하고 비자문제와 현지 생활에서 겪은 어려움 등에 대한 고충을 경청한다.

이어 이 대통령은 6일 오후부터 7일까지는 상하이로 이동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한다.

더불어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는 천지닝 상하이시 당 서기와의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가에선 이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이 최근 반목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보다 밀착하고 싶다는 성의 있는 메시지를 담은 일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으로 함께 고초를 겪은 두 나라가 이른바 동병상련(同病相憐)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정부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위 실장은 "중국과 일본이 갈등 상황에 놓인 것은 맞지만 우리는 대화와 협력이 증진되길 바라는 입장"이라며 "한국은 한중일 세 나라의 협력 사무국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주변국과 협력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번 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양국 경제협력 복원에 힘을 싣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도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이 같은 경제사절단 규모는 최근 들어 가장 큰 규모다. 앞서 대규모 방중 경제사절단이 꾸려진 것은 2019년으로 이후 6년여 만이다.

재계에선 이번 방중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 교류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사절단은 한·중 비즈니스 포럼을 중심으로 경제협력 업무협약(MOU) 체결,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포럼에서는 제조업 혁신과 공급망 협력, 소비재 신시장, 서비스·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코트라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현지 기업과 일대일 상담회도 마련할 계획이다.

4대 그룹 총수들은 미국 주도 공급망 재편이라는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중국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이번 사절단을 통해 반도체·배터리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수출 통제 리스크 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선 이번 이 대통령의 방중일정 중 중국 측의 성의 있는 태도의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빈 방문 기간 중 3박 4일 동안 단 두 끼만 중국 측과 함께하고 나머지는 중국 당국의 안내자도 없이 '혼밥'을 해 홀대를 당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여권에선 당시와 같은 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방중 기간에는 이 대통령이 중국의 권력서열 1위에서 3위 인사들을 모두 만나는 데다 차세대 지도자와도 저녁식사를 함께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국 사이 사드배치와 같은 도드라진 악재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일본과 갈등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의 우호적인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식 밖의 행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 국민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칭화대 전략안보연구센터(CISS)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중국인의 국제안보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 본토 18세 이상 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5점 만점에 2.61로 전년도 조사 때의 2.10에서 0.51점 높아졌다.

2023년 첫 조사 때 2.60이었던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2024년 2.10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상승했다. 최근 한중 관계 회복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