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 차고 조폭 쫓던 검사, 조승식 전 대검 강력부장 별세

입력 2026-01-01 07: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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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식 전 대검 강력부장. 연합뉴스
조승식 전 대검 강력부장. 연합뉴스

'조폭 잡는 검사'로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검사 캐릭터의 모델로 알려진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지난 30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3세.

충남 홍성 출신인 조 전 부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19회)에 합격했다. 1979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대구·수원지검 강력부장,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 형사부장 등을 역임하고 2008년 퇴직했다.

조 전 부장은 1981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서 근무하면서 '조폭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천안지청장 재직 시까지, 초임 시절과 검사장 승진 이후를 제외한 대부분의 검사 생활을 조폭 범죄 수사에 바쳤다.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와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 등 이른바 '전국구 조폭'들도 모두 고인 조 전 부장의 수사로 검거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경력과 일화를 두고 대표적인 '강력통' 검사로 평가받았다.

1990년 5월에는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사우나 앞에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차고 잠복해 있다가 당대 최고의 범서방파 조폭 두목 김태촌씨의 허리춤을 붙잡아 체포했다.

그는 당시 "경찰이 총을 쏘면 과잉 대응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내가 직접 현장 상황을 판단해서 총을 쏠지 말지 결정하되 이후 책임을 지려 그랬다"고 권총을 차고 간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부장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강골 검사 조범석의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감독이 여러 차례 그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장은 조폭 수사에 매진한 이유에 대해 "나쁜 놈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검도 6단의 유단자였으며, 색소폰 연주와 볼룸댄스에도 조예가 깊었다. '조직범죄수사기법' 논문을 남겼고, 근정포장(1989)과 홍조근정훈장(2002)을 수훈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월 2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