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아도 넘기 힘든 문턱, 도서관에 남은 졸업생들
'대학만 가면 끝' 공식은 이미 무너져
"내년에는 이 도서관에 오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29일 경북대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졸업생 최수희(26·가명) 씨는 올해에만 공기업 필기시험에서 10차례 고배를 마셨다. 학기가 끝난 방학 기간이지만 도서관 열람실은 취업 준비생들로 가득했다. 노트북으로 자기소개서를 고치거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문제집을 붙잡은 채 하루를 보내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전공이 취업으로 직결되지 않는 학생들의 불안은 더 크다. 음악을 전공한 박모(23) 씨는 "대구 지역은 임용 정원이 한두 자리에 불과해 졸업 이후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청년 취업난은 해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하고 싶은데도 일할 곳이 없다며 도서관에 머무는 청년들의 하소연은 점점 절박해지고 있다. '대학만 가면 끝'일 것이라 믿었던 부모 세대의 기대 역시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고용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30일 국가데이터처 고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 3분기 취업자 수는 121만6천명으로, 직전 분기(122만5천명)보다 9천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1천명 늘었지만, 청년층(20~39세) 취업자는 6천명 줄었다.
교육부의 '202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대학원 졸업생 취업률은 69.5%로 전년보다 0.8%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60%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일반대 졸업생 취업률은 62.8%에 그쳤다. 지역 격차도 뚜렷해 수도권 소재 대학 취업률은 71.3%, 비수도권은 67.7%로 집계됐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업 고도화와 지역 문화·생활 여건 변화 없이는 청년 유출과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