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로 수사 중 해외로 도피했다가 자진 귀국해 체포돼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씨(37)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면서 착용한 명품 패딩으로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26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황 씨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황 씨는 법원에 출석하면서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카키색 롱패딩을 입었다. 해당 패딩은 명품 브랜드 '릭 오웬스(Rick Owens)' 제품으로, 국내 가격이 300만~400만 원대로 알려졌다.
릭 오웬스는 미국 출신 디자이너가 1994년 설립한 브랜드로, 고딕과 미니멀리즘을 결합한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가수 지드래곤과 칸예 웨스트 등이 착용해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황 씨는 이전에도 눈에 띄는 차림으로 법원이나 경찰에 출석할 때마다 관심을 모았다. 2019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에도 레드 컬러 후드 티셔츠, 핑크 후드 원피스, 블랙 주름 스커트 등 튀는 패션으로 등장한 바 있다. 모자, 마스크, 후드 등으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화려한 옷차림은 오히려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는 평가다.
황 씨는 2023년 7월 서울 강남에서 지인 2명에게 필로폰을 주사기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수사망을 피해 태국으로 출국했으며, 여권 무효 상태에서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경찰은 황 씨가 최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자 캄보디아로 건너가 지난 24일 프놈펜 태초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국적기에 탑승한 황 씨를 체포했다. 황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필로폰을 투약하지 않았고 지인에게 투약해 준 사실도 없다"며 혐의를 부정했다.
또 "최근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귀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황 씨와 함께 캄보디아에 머물던 아이와 아이의 아버지도 이날 오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마약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2015년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한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후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황 씨는 과거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의 전 연인으로도 알려지며 SNS 등에서 주목을 받아온 인물이다.
경찰은 황 씨의 마약 취득 경위와 실제 투약 여부를 비롯해 해외 도피 중 추가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기간 10일을 모두 활용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