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불법 조업(不法操業)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단속 피하려고 쇠창살 만들고 위협적으로 행동한다는데, 그러면 좀 더 강력히 제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아주 못됐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 해역에서는 몇 척 격침했더니 아예 안 오더라고 하더라. 그렇게는 못 하겠지만, 어쨌든 엄정하게 대응하는 것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에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무관용 강력 대응을 주장했고, 2022년 대선 후보 때는 "중국 어선이 불법으로 영해를 침범할 경우 격침해 버려야 한다"고 했었다.
그동안 중국 어선들은 2016년 10월 한국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沈沒)시키고 도주한 것을 비롯해 박경조 경사·이청호 경장 살해 사건 등 해경 수십 명에게 부상을 입히는 도발(挑發)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있다. 수시로 NLL(북방한계선) 한복판과 군사분계선 한가운데인 한강 하구에서까지 불법 조업을 저질러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민정경찰을 투입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의 항의에 대해 중국은 "불법 조업 어민들 중에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이 많으니 단속을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는 적반하장(賊反荷杖)식 요구를 해 왔다. 미국 WSJ(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전 세계에 걸쳐 자국 어선의 불법 조업 행태를 사실상 방치(放置)하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 어선을 통해 해양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고, '식량 안보를 담보하고 해양 이익을 지키겠다'는 국가 발전 전략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관성적이고 소극적인 대응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근절(根絕)시키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라면서 "불법 조업은 정치적 고려 없이 외교적으로 강하게 항의할 수 있는 영역이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 내부의 "중국으로부터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수위 높은 발언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은 부적절하다. 우리의 주권과 권리(權利)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