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와 강민호, FA 계약 소식 좀처럼 안 들려

입력 2025-12-17 12:59:37 수정 2025-12-17 16: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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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형우 복귀 이어 내부 FA 챙기기
베테랑 포수 강민호, 세부 계약 조율 중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 삼성 제공

계약하긴 할 모양이다. 그런데 확정 소식이 좀처럼 들려오지 않는다. 프로야구 2025시즌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와 자유계약 선수(FA) 자격을 얻은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계약 얘기다.

FA 시장 개장 초반 뜨겁던 열기가 금세 식었다. 올해 KIA 타이거즈에서 뛴 유격수 박찬호가 지난 11월 개장 직후 4년 총액 80억원에 두산 베어스의 손을 잡았다. FA 1호 계약. 왼손 거포 강백호는 KT 위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옮겼다.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100억원.

삼성도 움직였다. 지난 3일 올 시즌 KIA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를 2년 총액 26억원에 잡았다. KIA에 건네야 할 보상금을 더하면 모두 41억원을 투입했다. 최형우의 나이가 42살이란 점을 생각하면 통 큰 투자. 최형우는 9년 만에 친정 삼성으로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의 플레이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의 플레이 모습. 삼성 제공

이종열 삼성 단장은 "투자 총액이 크지만 최형우도 (옵션에서) 구단을 배려한 부분이 있다"며 "많은 후배가 따르는 선수다. 리더십에 빼어나 우리 팀의 중심을 잡아줄 거라 기대한다. 팬들이 복귀를 반기신다는 점도 최형우를 잡을 때 고려했던 부분"이라고 했다.

이젠 후순위로 미뤄뒀던 내부 FA를 잡을 순서. 이 단장도 최형우 영입 문제를 해결한 뒤 진행할 일이라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삼성에선 포수 강민호, 불펜 투수 김태훈과 이승현이 FA 시장에 나섰다. 한데 감감 무소식이다. 이미 최형우와 계약한지 열흘 넘게 지났다.

FA 셋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강민호. KBO리그 역대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노린다. 이 단장은 강민호를 포함해 FA 3명 모두 "우리 선수"라고 했다. 구자욱과 원태인 등 삼성의 주축 선수들도 "민호 형을 잡아주길 원한다"며 강민호의 잔류를 바란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지난 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 참석, 함께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지난 1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 참석, 함께 '배터리상'을 받은 후배 투수 원태인의 등에 업힌 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훈, 이승현과의 계약은 마무리 단계. 올 시즌 김태훈은 2세이브 19홀드, 이승현은 11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에 힘을 보탰다. 이 단장은 "두 선수와 협상은 거의 끝났다. 강민호의 계약과 묶어 발표할 계획은 아니다. 계약이 확정되면 바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남은 건 강민호 건이다. 삼성은 내년 우승을 노린다. 목표를 이루려면 강민호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 수비력,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삼성 투수들이 신뢰하는 포수다. 경험도 재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계속 포수 마스크를 썼다.

강민호에게 긴 계약 기간, 큰 금액을 보장할 순 없다. 40살인 데다 포수 자리는 체력 부담이 커 오래 뛰긴 어렵다. 그래도 선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게다가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는 FA 계약이다. 최형우에 버금가는 계약을 바랄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 삼성 제공

삼성도 대비책은 마련했다. 지난 11월 주전급 박세혁, 1군 경험을 갖춘 장승현 등 포수 2명을 영입했다. 강민호의 거취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 강민호의 뒤를 받칠 자원들이란 얘기다. 하지만 강민호 측에선 충분히 부담이 될 수 있는 모양새다.

여론도 강민호에게 그리 호의적이진 않아 보인다. 프로 선수는 자신이 상품. 실력 못지않게 이미지 관리도 중요하다. 이러다 보니 삼성은 크게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이 단장은 "마지막 조율 단계다. 다만 인센티브 부문에서 이견이 있다. 계약 성사 시기를 가늠하긴 어렵다"고 했다.

강민호는 베테랑이지만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데뷔 21년 차인 지난해 처음 한국시리즈의 향기를 맡아봤을 정도. 당시 삼성은 KIA에 밀려 우승 문턱에서 좌초했다. 선수 생활을 접기 전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려면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는 게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