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국 대구 달서소방서장
아침저녁으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사람들이 겨울철 난방 기기를 꺼내 사용하기 시작한다. 전기히터, 전기장판은 겨울철 필수 난방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전열 기기가 가져오는 화재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매년 겨울, 전열 기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그 원인은 대개 작은 부주의에서 비롯된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겨울철 화재 5만4천335건 중 24.4%(1만3천266건)가 '겨울철 난방 기기 사용 및 콘센트로 인한 화재'가 포함된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우리 지역에서도 겨울철 전열 기기로 인한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대구 달서구 월성동과 감삼동에서 전열 기구가 꽂힌 멀티탭 사용으로 인한 과열로 화재가 발생했다. 멀티탭에 여러 난방 기기를 연결한 채 사용하다 보니 전기 회로에 과부하가 걸리고, 결국 과열돼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장판 접힘으로 인한 열선 과열 화재도 있었다. 전기장판을 잘못 사용한 게 화근이었다. 당시 화재가 발생한 가정에서는 전기장판을 접은 채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 결과 열선이 과열되면서 불이 났다.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작은 부주의가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하는 사고였다.
이 두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점은 바로 '부주의'이다. 겨울철 난방 기기의 사용이 간편하고 효율적이라 자주 사용되지만, 그만큼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난방 기기가 늘어나면서 부주의가 화재로 이어지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는데, 이러한 사고들은 대부분 기본적인 안전 수칙만 지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전기히터나 전기장판과 같은 고용량 전열 기기는 반드시 단독 콘센트에 연결해야 한다. 멀티탭에 여러 기기를 연결하면 과부하로 전기 회로가 과열되거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는 접거나 구부리지 않고 평평하게 펼쳐서 사용해야 한다. 접힌 부분이 열선 과열을 일으켜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 전기 기기 전원은 항상 차단하고 플러그를 뽑아둬야 한다. 대기 전력 상태에서도 과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외출하거나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반드시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안전 인증(KC 등)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고, 노후 콘센트나 플러그는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안전 인증 제품은 화재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오래된 전기 설비는 마모와 열에 취약해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달서소방서는 겨울철 난방 기기 사용이 증가하는 시기에 맞춰 안전 점검과 교육,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 배선 안전 점검, 멀티탭 사용 지침 안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겨울철 난방 기기 화재 예방 캠페인 등을 펼치고 있다.
화재 예방은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에서 비롯된다. 겨울철 난방 기기는 우리의 생활을 따뜻하게 해주지만, 그만큼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전열 기기의 사용법을 정확히 알고, 작은 부주의를 미리 예방하는 것만으로도 화재를 막을 수 있다. 사고는 종종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작은 부분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우리의 작은 실천이 결국 큰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겨울철 따뜻한 난방도 중요하지만, '따뜻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