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와 포항의 마이스산업

입력 2026-01-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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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항 활용한 북극항로 거점도시 도약
국제 해양·기후 의제 선점으로 '마이스산업+녹색 거점도시' 대전환

지난 5월 14일 경북 포항시 라한호텔에서
지난 5월 14일 경북 포항시 라한호텔에서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에 참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강덕 포항시장 등 주요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북극항로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경북 포항이 새로운 도시 비전을 구체화하고 있다. 철강산업 중심의 회색 굴뚝도시 이미지를 넘어, 북극항로와 녹색 마이스(MICE) 산업을 결합한 '친환경 국제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간 해상 물류 거리를 최대 40%까지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항로이다.

포항시는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시대의 새로운 거점도시로서의 입지를 준비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제무대에서의 적극적인 네트워크 확장이다.

포항시 대표단은 올해 10월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북극 관련 국제회의인 '북극서클총회(Arctic Circle Assembly)'에 참석해, 북극항로와 연계한 비즈니스포럼의 포항 유치를 공식 제안했다. 북극 자원·물류·기후 변화 논의의 중심에 포항을 연결시키겠다는 전략적 행보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마이스(MICE) 산업이다.

현재 포항시는 장성동 옛 미군기지 부지에 조성 중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2027년 1단계 개관 예정)를 주축으로 국제회의·포럼·전시를 유치해 산업과 외교, 관광을 동시에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포항시가 자체 기획한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은 철강산업 도시에서 친환경 신산업 도시로 전환하는 포항의 전략을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장으로 자리잡았고, 'ICLEI(세계지방정부협의회) 세계총회 2027' 유치에도 성공하며 글로벌 지방정부 네트워크의 중심 도시로 부상했다.

여기에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뉴 프론티어 그룹(NFG) 가입, UN 기후 관련 워크숍 및 국제회의 개최 등도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하는 포항의 장기 전략과 맞물려 있다.

북극항로가 기후 변화와 직결된 이슈인 만큼, 물류·해양 논의와 함께 탄소중립, 녹색 전환, 지속가능한 산업 전략이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

포항이 녹색 마이스 산업을 통해 관련 국제회의를 선점하려는 이유다.

포항시는 향후 북극항로 관련 포럼과 전시, 국제기구 회의 유치를 확대해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한 해양·물류 전략과 마이스 산업을 결합한 도시 모델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포항을 '북극항로의 동북아 거점도시'이자 '녹색 마이스 산업 선도도시'로 동시에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북극항로와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산업도시의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국제회의와 교류를 선도하며 녹색 친환경 도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