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원고 동문 이승현과 함수호, 호주 실전
김재성과 심재훈은 일본 오키나와서 담금질
'뜨거운' 겨울을 나는 이들이 있다. 프로야구가 겨울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선수는 더욱 곳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삼성 라이온즈가 해외로 '단기 유학'을 보낸 선수들 얘기다. 이들은 실전 경험을 다지며 다음 시즌 도약을 꿈꾼다.
삼성은 최근 겨울마다 선수들을 추려 해외로 내보낸다. 호주와 일본 등 따뜻한 곳에서 진행되는 야구리그에 참가할 수 있게 지원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실전을 치르면서 경험을 쌓게 하고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런 움직임은 올 시즌 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11월 6일 왼손 투수 이승현(23)과 신예 외야수 함수호(19)를 호주야구리그(ABL)의 브리즈번 밴디츠 구단으로 파견했다. 15일 이들이 복귀하면 상무에서 막 전역한 외야수 류승민(20)과 투수 홍승원(24)이 바통을 이어받아 호주로 간다.
해외로 보낸 선수는 더 있다. 지난 11월 21일에는 포수 김재성(29)과 신예 내야수 심재훈(19)이 따뜻한 일본 오키나와로 향했다. 일본윈터리그(JWL)에 참가하는 길. 일본프로야구, 대만프로야구, 일본 실업팀 소속 선수들과 한 팀을 이뤄 약 한 달간 실전 경기를 치르고 있다.
호주로 간 이승현과 함수호는 모두 대구상원고 출신. 수치만 보면 애매하다. 이승현은 10⅓이닝을 던져 탈삼진 14개를 잡았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이 9.58로 상당히 높았다. 고교와 팀 후배 함수호는 타율이 0.208에 머물렀다.
하지만 몇 경기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실전을 치르며 경험을 쌓고 약점을 보완하는 게 유학길에 오른 이유. 이승현은 흔들렸던 투구 밸런스를 찾았다는 평가다. 1군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던 함수호는 호주에서 48타수 10안타 6볼넷을 기록했다. 홈런 3개로 장타력도 과시했다.
삼성이 이들에게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이승현은 삼성의 5선발 후보. 올 하반기 부진했던 터라 재정비가 필요했다. 아리엘 후라도, 맷 매닝, 원태인, 최원태로 이어지는 삼성 선발투수진은 오른손 투수 일색이다. 이승현이 가세하면 다양성이 더해질 수 있다.
함수호는 거포 자질을 갖춘 외야수. 청소년 대표팀에서 뛸 정도로 타격에선 인정을 받았다. 올 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 1군 경기에선 6차례 출장해 14타수 3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2군(퓨처스) 무대에서는 타율 0.264, 5홈런, 38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종열 삼성 단장도 흡족한 모습. 지난주 이들을 보려고 호주에 들렀던 이 단장은 "두 선수가 고교 선후배이기도 해서 더 잘 지내는 모양"이라며 "함수호는 타격이 늘었다. 이승현은 투구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내년 선발투수진에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오키나와로 간 선수들도 괜찮은 모습이다. 포수 김재성은 타율 0.286(21타수 6안타), 6타점을 기록(12월 13일 기준)했다. 함수호와 입단 동기인 신예 내야수 심재훈의 성적은 타율 0.223(30타수 7안타) 4타점, 7도루. 삼성의 구상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