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부터 일본 점령 거쳐…1959년부터는 미군이 점유
반환부지, 도서관·3차 순환도로 동편으로 조성되면서 지역 발전 견인
지난 100년간 '금단의 땅'이었던 대구 남구 캠프워커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지역 발전의 핵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인은 출입조차 어려웠던 공간이 복합문화시설과 대구를 관통하는 도로로 탈바꿈하면서 지역민들의 숙원도 마침내 풀리고 있다.
14일 남구청에 따르면 캠프워커 반환부지는 1921년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 경비행장으로 처음 사용됐다. 해방 이후에는 미군이 1959년부터 주둔하며 활주로로 활용했다. 줄곧 군사시설로 쓰였던 탓에 일반인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됐다.
대구시는 반환부지를 남부권 발전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 아래 국방부와 주한미군을 상대로 적극적인 협상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02년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에 '캠프워커 헬기장 및 동편 활주로' 일부 반환 계획이 반영됐다.
이후 한·미 양국의 협상은 장기화됐으며, 18년이 지난 2020년 12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를 통해 6만6천여㎡ 규모의 반환부지에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이는 캠프워커 전체 면적(72만㎡)의 10%에 해당한다.
이듬해에는 꿈쩍 않던 캠프워커 반환부지의 담장이 마침내 허물어졌다. 미군이 점유한 지 62년 만이다. 일본군 점령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00년이 흘렀다.
반환부지는 지난해 3월 소유권 이전을 거쳐 남구는 물론, 대구 전역의 생활 변화를 끌어올릴 거점으로 재탄생했다.
헬기장 부지는 지난달 도서관으로 조성되면서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 중이다. 연령대별로 특화한 공간부터 전시 요소까지 갖춰,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도서관 방문자는 7만9천여명으로 하루 평균 2천600명에 달한다. 남구 주민을 비롯해 대구 관내 9개 구·군에서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활주로는 왕복 8차로·총 700m 길이의 3차 순환도로 동편으로 편입돼 최근 개통됐다. 동편 구간은 1996년 대부분 준공된 3차 순환도로에서 몇 안 되는 단절 구간이었다. 30년 만에 대구의 교통지도가 새롭게 그려지면서 지역민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가 해결됐다.
교통편의 효과는 즉각 나타나고 있다. 동편 구간이 남구 영대병원네거리로 향하는 새 교통축으로 작용해 이 일대 차량 정체를 분산시키고 있다. 수성구 청수로와도 직선으로 연결돼 수성구민들의 접근성 역시 크게 높아졌다.
서정인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그간 남구는 편리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소외된 지역이었다. 3차 순환도로의 동편 개통은 교통 편의부터 지역 균형발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후에는 남구라는 도시만의 역사성을 채우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