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학생이 7년간 다닌 학원에서 원장과 일부 수강생들로부터 집단적인 괴롭힘과 학대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피해 학생 A군의 아버지는 지난달 담임교사로부터 연락을 받으면서 상황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담임은 학원 원장이 A군의 머리를 화살표 모양만 남긴 채 강제로 밀고, 눈썹까지 모두 제거했다며 "A군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벌어진 학원 원장의 행동은 아동학대이자 인권침해로 보인다"며 강력한 대응을 요청했다고 한다.
당시 A군 아버지는 지방 출장 중이어서 즉시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는 혼자 세 자녀를 키우고 있으며, 출장이 잦아 아이들은 주로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아왔다. 이 같은 사정으로 하루 약 4시간 수업과 자습이 가능한 학원에 자녀들을 보냈고, 아이들은 해당 학원에 약 7년간 다녔다고 한다. A군 가족은 원장이 주말에도 아이들을 불러 공부를 시키는 등 비교적 잘 챙기는 인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보자는 과거에도 원장이 벌을 명목으로 아들의 머리를 강제로 삭발한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아들에게 자세한 경위를 묻자 아들은 "원장이 싫다고 해도 강제로 머리를 밀었다"며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머리를 밀겠다고 협박했다"고 털어놨다.
학대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 A군 측 주장이다. A군 아버지는 원장이 지난해 7월부터 아들의 중요 부위를 폭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른바 '단련'이라는 명목으로 굵은 고무줄로 때렸고, 이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이 A군의 바지를 잡는 등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주먹으로 치거나 발로 차려 한 적도 있었다는 게 A군 측 주장이다.
처음에는 수업 태도나 휴대전화 사용 등을 이유로 폭행이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표정이나 한숨 같은 사소한 행동을 문제 삼아 폭력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A군 측에 따르면 원장은 A군에게 장애인을 연상시키는 표현이 적힌 종이를 붙이고 다니게 하거나 욕설을 퍼붓기도 했고, 다른 학생의 ADHD 치료 약을 먹이거나 수업 중 춤과 노래를 강요하기도 했다. 이를 거부할 경우 다시 폭력이 가해졌다는 주장이다.
또 원장은 이러한 행위를 영상과 사진으로 촬영해 학원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며 조롱을 부추겼다고 전해졌다. 방송에는 A군이 괴롭힘을 당하는 사진과 영상 일부가 공개되기도 했다.
A군은 "학대 사실을 알리면 원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할 것 같아 무서웠고, 같은 학원에 다니는 누나와 여동생도 피해를 볼까 두려웠다"며 "계속 이런 말을 듣고 괴롭힘을 당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정말 문제가 있는 아이이면 어쩌지'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A군 측은 관련 증언과 사진, 영상 등을 토대로 학원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원장의 휴대전화와 학원 CCTV를 압수수색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원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원장은 A군 측에 "제발 용서해 달라. 나를 고소하면 수능 준비 중인 고3 수강생들이 시험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장은 현재 변호인을 선임했으며, 제작진의 질의에는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에 가담한 학생 가운데 재학생 3명에 대해서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렸고, 사안은 교육청으로 넘어간 상태다. A군 아버지는 "어머니는 손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배신감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아들을 괴롭힌 모든 가해자가 반드시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