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중학생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크게 다치게 한 뒤 숨진 20대 남성 A씨가 범행 이전에도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성년자 성범죄로 복역한 뒤 출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벌어진 범죄로, 보호관찰 관리 부실 논란도 커지고 있다.
12일 KBS에 따르면 20대 남성 A씨는 지난 3일 창원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 2명을 살해하고 1명을 크게 다치게 한 뒤 건물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사건에 앞서 A씨가 이미 한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을 정황이 새롭게 포착됐다.
경찰은 추가 범행 장소로 A씨가 성범죄자 정보 공개 시스템인 '성범죄 알림e'에 주소지로 등록한 고시텔에서 약 6㎞ 떨어진 다세대 주택을 지목하고 있다. 이곳은 A씨가 보호관찰 당국에 알리지 않고 머물던 이른바 '숨은 거처'로 추정된다. 해당 주택은 흉기 난동이 벌어진 모텔에서 불과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가 범행 시점은 A씨가 고시텔을 계약한 지난달 19일과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3일 사이인 지난달 말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A씨가 보호관찰소에 허위 주소를 신고해 관리망을 벗어난 뒤 범행을 준비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A씨는 법원으로부터 보호관찰 5년을 명령받은 상태였지만, 실제 생활 반경과 거주지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거주하지도 않는 고시텔 주소가 '성범죄 알림e'에 그대로 공개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보호관찰 대상자 관리의 핵심인 지속적인 접촉과 점검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고시텔 관계자는 사건 이후에야 보호관찰관이 방문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그전에는 (보호관찰관이) 한 번도 안 왔어요. 사건 다음 날인 12월 4일에 처음 와서 방을 찍고 '남성의 방이 맞느냐'고 묻더라"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현재 재범 방지를 위해 주거 환경, 생업 종사, 준수사항 점검 등을 시행 중"이라는 설명만 내놨다.
A씨는 과거 2016년과 2019년에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검찰은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SORAS)'를 통해 재범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전자발찌 부착을 청구했다. 해당 평가는 13~29점을 '높음'으로 분류하는데, A씨는 기준선인 13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 도구는 전국에 수감된 성폭력 흉악범들을 기준으로 실증 연구를 수행한 자료"라며 "그 연구를 토대로 보면 상위 1% 내에 들 정도로 가장 고도의 재범 위험성을 가진 이들의 기준이 13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범 위험이 '높음' 수준으로 분류되는 구간 중에 가장 낮은 점수이고, 장래에 다시 성범죄를 범할 위험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기각했다.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A씨가 중학생 3명을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으로 여중생 1명과 남학생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었으며, 피의자 A씨도 경찰 출동 직전 모텔 3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범행시간 약 2시간 전인 2시 43분경 모텔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곧장 모텔로 들어갔고, 피해 학생들과는 SNS 오픈채팅방을 통해 만남을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