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통째로 교실" 경북교육청,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해누리호' 힘찬 첫 항해

입력 2025-12-12 16: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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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206t급 바다 위 이동교실… 전국 수산계고 학생 110명 동시에 승선 실습
해양수산부·교육부·5개 시·도교육청 420억 들여 건조… 경북교육청, 사업 주도 역할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12일 부산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해누리호 취항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12일 부산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해누리호 취항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부두에 정박한 흰색 선체에 '해누리호'라는 이름이 또렷이 박혀 있다. 조업실, 항해실, 실습실을 품은 이 배 한 척이 앞으로 경북 수산계고 학생들의 '움직이는 바다 교실'이 된다.

경북교육청은 12일 부산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열린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해누리호 취항식에 참석하고, 도내 수산계고 학생들의 해양수산 현장실습 지원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해누리호는 해양수산부와 교육부, 경북·전남·충남·인천·경남교육청이 함께 총 420억원을 들여 건조한 3천206t(톤)급 공동실습선이다. 이 배는 최대 110명이 동시에 승선할 수 있고 실제 어선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돼 조업·항해·기관·안전관리까지 선박 운항 전 과정을 한 번에 실습할 수 있는 '원스톱 실습선'이다.

경북교육청은 사업 초기부터 주관 교육청으로 참여해 예산 협의, 사업추진단 구성, 실습선 기능 설계, 수산계고 교육과정 연계 방안 마련 등 조정 역할을 맡았다. 이번 취항으로 경북을 포함한 전국 수산계고 학생들이 단기·장기 승선을 통해 바다 위에서 직접 조업과 항해를 경험하는 등 보다 현실에 가까운 직업교육을 받게 됐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임종식 경북교육감이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해누리호' 취항식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선내를 둘러보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실습 내용도 한층 다양해진다. 학생들은 항해실에서 레이더·전자해도 등 최신 항해 장비를 다뤄보고 조타실에서 실제 항로를 잡아 보는 훈련을 한다. 어창과 조업 관련 설비가 설치된 구역에서는 실제 조업 절차를 그대로 따라 해보며 어로 작업을 익히고, 비상 상황을 가정한 안전훈련도 반복해 진행할 수 있다. 책상 위 이론이 아닌, 파도와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배우는 구조다.

경북교육청은 이날 수산계고 공동실습선 건조사업을 기획·조정하고 수산 직업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해양수산부 장관 기관표창도 받았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해누리호는 단순한 실습선이 아니라 학생들이 꿈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바다 위 진로 체험관' 같은 존재"라며 "경북 수산계고 학생들이 해누리호를 타고 더 넓은 바다로, 더 큰 꿈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양·수산 직업교육을 계속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