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1월 코스피 13.5조 '매도 폭탄'…채권은 16조 '집중 투자'

입력 2025-12-12 15: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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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주식 6개월 만에 '팔자' 전환
채권엔 16.2조원 역대급 '사자'…국채·단기물 쏠림 뚜렷

코스피가 하락 출발해 3,900대로 밀려난 11월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코스피가 하락 출발해 3,900대로 밀려난 11월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연합뉴스

지난 11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13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16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1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외국인은 상장주식 13조3천73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이후 지속되던 순매수 기조가 6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코스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천18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으로, 코스피에서는 13조4천91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특히 한국 증시의 '큰손'인 영미계 자금의 이탈이 도드라졌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4조5천억원, 미국이 4조1천억원을 팔아치우며 매도세를 주도했다. 유럽 지역 전체로 보면 5조7천억원, 미주 지역은 3조6천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1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액은 전월 대비 56조1천억원 급감한 1천192조8천억원을 기록, 시가총액에서의 비중도 29.6%로 내려앉았다.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외국인은 11월 상장채권에 17조6천220억원을 순매수했고, 만기 상환분(1조3천680억원)을 뺀 순투자 규모는 16조 2천540억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소폭의 순투자로 전환한 뒤 불과 한 달 만에 투자 규모를 늘린 것.

외국인은 주로 국채(13조6천억원)와 통안채(2조9천억원) 등 안전자산 위주로 자금을 담았다. 투자 기간별로 보면 잔존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에 5조9천억원, 1~5년 미만 채권에 6조 7천억원이 유입되는 등 단기 유동성 확보와 중기 차익 실현을 동시에 노리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 주식과 채권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외국인들이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펀더멘탈)보다는 금리 및 환율 변동성에 주목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전체 증권투자 수지는 2조8천810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그 내용은 위험자산인 주식 회피,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로 갈렸기 때문.

한편, 11월 말 기준 외국인의 상장증권(주식+채권) 총 보유액은 1천514조4천억원을 기록했다. 주식 보유 비중 1위는 여전히 미국(489조원, 41.0%)이 차지하고 있으며, 채권은 아시아 지역(137조원, 42.7%)의 보유 비중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