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예산안 의결 과정 파행…재단 예산 복구 "공천 받으려"

입력 2025-12-11 19:41:44 수정 2025-12-11 21: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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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의회는 11일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예산안 의결에 나섰다. 김지효 기자
동구의회는 11일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예산안 의결에 나섰다. 김지효 기자

대구 동구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파행으로 치달은 가운데, 그 배경에 공천 문제가 개입돼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동구의회는 11일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를 열고 2026년도 예산안 의결에 나섰다. 의회는 지난 5일부터 진행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안심도서관 증축 및 리모델링 설계비 1억7천만원과 동구문화재단 출연금 5억8천만원 등 총 9억490만원을 삭감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9대에 걸친 동구의회에서 상임위원회 심사 이후 예결위 단계에서 예산이 추가로 삭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구의원 10명은 삭감된 예산 일부를 원상 복구하는 내용의 수정 동의안을 발의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김상호 기획행정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수정 동의안에는 기획행정위 예비심사 대상이 된 안심 도서관 사업과 문화재단 출연금 삭감을 복구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구의원들은 수정안 상정 이후 약 30분간 설전을 벌였다.

김서희 구의원은 "구청 재정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유사 사업이 중복돼 불가피하게 일부 사업 예산을 조정한 것이다. 이를 반대한다는건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구청장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임기 6개월을 남기고 무리한 예산을 집행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동규 구의원은 "안심도서관은 지은지 10년이 넘어 노후하고 협소한 부분이 있어 증축이 필요하다"며 "구민들이 누릴 수 있는 복지나 문화혜택은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구청장 임기는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동구문화재단 출연금 삭감에 대해서도 2급 직원 채용을 위해 올린 예산 8천여만원이 수년째 불용처리 되고 있고, 구민 참여가 적은 행사를 줄이라는 의미가 있었다는 의견도 오갔다.

표결 결과 수정안은 재적의원 15명 중 의장을 포함한 10명이 찬성, 4명 반대, 1명 기권해 최종 가결됐다.

반대한 이들은 모두 예결위 소속으로, 그중 안평훈, 김서희 구의원은 결과 발표 직후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벗어나기도했다.

한편, 복구된 예산 대부분이 동구문화재단 사업인만큼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동구의회 관계자는 "동구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이 지역구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 맡았다"며 "공천을 노리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