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험생들은 '불(火)수능'의 여파로 예년보다 정시 지원 전략 수립에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정시모집은 대학 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만큼, 자신의 지원 성향과 수능 성적을 비롯한 주요 전형 요소 전반을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올해 의대 정원이 복귀되면서 2024학년도 대비 정시 선발 인원이 153명 감소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적은 정시 선발 규모로, 전체적인 합격선 상승이 불가피해 상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의대 정원 변화는 치의학·한의학·수의학·약학 등 의학계열 전반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치므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지원 흐름을 끝까지 분석적으로 점검하며 신중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
둘째, 2026학년도에도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 등 주요 대학이 다군 선발을 유지한다. 특히 서강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는 다군 모집단위를 추가했으며, 성균관대·동국대는 신설 학과를 모두 다군에 배치했다. 이로써 상위권 수험생의 선택 폭은 다소 넓어졌으나 여전히 가군과 나군에 비해 모집 규모가 작고 모집단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위권 다군은 높은 경쟁률과 높은 충원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메디컬 및 주요 대학의 인기 학과는 모집군이 변경될 경우 해당 연도 수험생의 군별 지원 패턴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올해 모집군 변경사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셋째, 2025학년도를 기점으로 주요 대학 대부분이 자연계열에서 수능 수학·과학 탐구 지정 과목을 폐지해 선택 과목과 관계없이 지원이 가능해졌다. 올해는 고려대와 홍익대가 새롭게 합류했다. 사실상 서울대를 제외한 다수의 주요 대학이 선택 과목 제한을 없앴지만, 여전히 많은 대학이 자연계열에서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지원 시 이에 따른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험생 본인의 '지원 성향'을 명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수능 이후 정시 상담을 받기 전에 자신의 성향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설정하지 않으면 상담에서는 안정 지원으로 계획해도 실제 접수 단계에서 상향 지원으로 변경해 3개 군 모두 불합격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재수를 감안해 지원 후보를 설정할 것인지, 가·나·다군 모두에서 합격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할 것인지는 수험생의 지원 성향(혹은 부모의 영향)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대학·학과까지가 적정선인지 분석하는 작업은 그다음 단계다.
지원 성향은 ▷수능 점수 ▷재학 또는 재수 여부 ▷금년 대학 진학 의지 ▷대학 및 학과 선호도를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점수에 맞추어 지원 가능 대학을 선정하고 그 안에서 희망 학과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후 학과 선호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상 합격 가능성을 바탕으로 가·나·다군 지원 조합을 설계하여 전략적 지원을 완성하면 된다.
차상로(송원학원 진학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