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수요 몰리는 2차 병원…활발한 신규개원·확장 진행 중

입력 2025-12-11 16:09:02 수정 2025-12-11 16: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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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환자들의 눈높이 맞춘 시설 확보
W병원·대구굿모닝병원·드림종합병원·보광병원 등 증축…더필병원 신규 개원
상급 종합병원, 이전·제2병원 계획 잠잠해져

증축 공사를 마친 W병원 신관
증축 공사를 마친 W병원 신관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역 2차 병원들이 활발하게 신규 개원과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이전이나 제2병원 건립 등이 논의됐던 상급 종합병원들은 의정사태 이후 의료진 확보 난항 등 어려움을 겪으며 시설 확충의 동력이 사라진 상태다.

◆개원·확장 등 활발한 2차 병원

2차 병원에 대한 의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새롭게 개원하거나 시설을 확충하는 병원들이 많다.

정형관절·수지접합 전문병원인 W병원은 기존 병원 건물 옆 부지에 연면적 1만1천612㎡(약 3천520평), 지하 2층, 지상 15층 규모의 신관 건물을 짓는 공사를 지난 5월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22병상 규모의 중환자실을 개소해 병상 수를 261병상에서 462병상으로 대폭 확대했고, 치과의사 1명 등을 포함해 총 46명의 의료진이 있다.

지난 6월에는 서구 평리동에 더필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 병원은 '심장질환 특화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필수 의료를 기반으로 정형외과, 일반외과, 신경외과, 소화기내과 영역에서도 외상 및 응급·중증 환자 진료가 가능하다. 또 중환자실 11개 병상, 일반 병상 100여개를 갖추고 수술실 3개, AI 기능이 탑재한 MRI와 128채널의 CT장비, 최신 심장초음파 등 대학병원급 장비가 구축돼있다.

12월 22일 이전해 진료를 시작하는 대구굿모닝병원
12월 22일 이전해 진료를 시작하는 대구굿모닝병원

뇌질환 분야 특화 병원인 대구굿모닝병원은 기존 남구 대명동에서 서구 내당동으로 확장 이전한다. 신축 이전하는 병원은 지상 11층, 지하 2층에 연면적 2만3천100㎡ 규모로 기존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진료 환경을 자랑한다. 또 최신 MRI 및 CT 장비, 심뇌혈관조영촬영장치 등을 완비하고 감염관리 시스템을 강화한 스마트 병동도 구축한다. 또 신경외과와 신경과 등의 의료진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소화기 질환 전문병원인 드림종합병원도 증축을 추진 중이다. 병원 인근 부지를 확보해 신축 건물을 지을 예정이며, 현재는 설계 단계로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9월부터 24시간 응급 심혈관 시술 체계도 운영 중이다. 전문 의료진이 상시 대기하며 심근경색, 부정맥 등 중증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

척추·관절 분야 전문병원 보광병원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증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척추 수술과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포함한 정형외과 진료 공간, 내과, 영상의학과 등의 시설을 확대할 계획이다. 병원은 급성기 질환을 진료할 수 있는 진료과 신설도 검토 중이다. 증축 이후에는 척추 중심 진료를 유지하되, 여러 진료과를 갖춘 형태로 진료 범위를 넓혀 간다는 계획이다.

2027년 증축 완공예정인 보광병원 예상도
2027년 증축 완공예정인 보광병원 예상도

◆이전·확장 동력 사라진 상급 종합병원들

지역 상급 종합병원들은 만성적인 필수 의료 인력 가뭄에 의정사태 이후 의료진 부족이 더욱 심해진 데다 보건복지부 병상수 제한까지 겹치며 사실상 시설 확충이 어려운 상황이다.

상급 종합병원들에 대한 새로운 의료시설 확충은 물론 주차장 등 이용자들의 편의 시설 확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경북대병원은 2011년 칠곡경북대병원을 새롭게 개원했고,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경우 성서에 새병원을 지어 계명대 동산병원을 2019년 이전했다.

경북대병원은 본원 또한 노후화로 인해 꾸준한 리모델링과 증축이 이뤄지고 있지만, 추가 부지 확보의 어려움과 본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점 때문에 이전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북대병원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제2작전사령부 이전을 통해 후적지에 '종합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해당 클러스터에 새 병원 건립을 통한 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의 사퇴로 이전 또한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영남대병원은 오래 전 부터 제2병원 필요성 목소리가 나왔다. 영남대병원은 도심 한가운데 있어 추가 부지 확보가 쉽지 않다보니 경북대병원처럼 제2병원 건립이 적합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의정사태 이후 상급 종합병원들이 의료진 수급 문제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구체적인 사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부터 대구에 병상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2027년까지는 추가 병상을 늘릴수도 없는 상황이다.

김흥준 대구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등의 이전이나 제2병원 얘기가 한때 나왔지만 의정사태 이후 운영상 어려움으로 현재는 전혀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정부도 2차병원 중심으로 구조 개편 향후 특화진료 전문병원 외에도 급성기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병원 역할을 제대로 하는 2차병원이 더 필요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