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몇 년 전만 해도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AI)이 이제 아이들의 학습 도우미이자, 때로는 놀이 친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만큼이나 강력하고 근본적인 변화의 서막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되었을 때, 우리는 사용 확산에 따른 여러 가지 폐단을 우려했다. 하지만 동시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 정보 접근성의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발견했다. AI 역시 마찬가지이다. AI의 부정적인 가능성만을 경계하기보다, 아이들이 이 거대한 도구를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 AI, 아이들의 잠재력을 키우는 도구
AI는 아이들에게 이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강력한 잠재력 확장 도구이다. AI 이미지 생성 도구를 사용해 머릿속 상상을 몇 초 만에 현실화하거나 AI 작곡 툴로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단순한 숙제 대행을 넘어 아이디어를 즉각적으로 시각화하고 실험하게 하여 창의적인 사고 과정을 가속화한다. 마치 화가가 붓 대신 디지털 캔버스를 쓰는 것과 같다. AI는 아이의 상상력이 현실과 만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또한 AI는 아이들의 학습 속도와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여 개인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한다. 반복 학습이 필요한 부분은 보강하고, 이미 숙달된 부분은 빠르게 건너뛰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그로 인해 교육의 격차를 줄이고 모든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 AI 활용 역량 교육: 이용자에서 지휘자로
결국 문제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아이들이 AI를 어떻게 대하고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스마트폰이 정보 소비의 도구가 될 수도, 정보 생산의 도구가 될 수도 있듯이 AI 역시 아이들이 수동적인 이용자에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지휘자가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AI는 질문하는 능력, 즉 프롬프트의 질에 따라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아이들에게 어떠한 정보를 얻고 싶은지 명확히 정의하고 질문을 구조화하는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AI가 제시하는 정보의 진위와 맥락을 따져 묻는 비판적 사고 훈련은 필수적이다. AI는 때로 오류나 편향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아이들이 AI의 답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출처를 검증하고 다양한 관점을 교차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이는 AI 시대의 현명한 시민이 되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 AI 윤리 교육: 공존의 지혜를 가르치다
AI 교육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기술적 숙련을 넘어선 인간적 성숙이어야 한다. AI는 강력한 도구이기에, 그 힘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는 윤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의 저작권 문제와 AI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노력 없이 결과를 얻는 윤리적 표절 문제에 대해 아이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 정당한 노력과 창의성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아이들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되고 사용되는지 이해하고 디지털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디지털 시민의식을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
우리는 이제 AI와의 공존을 피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 그랬듯, AI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도구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AI라는 강력한 배를 타고 미지의 바다를 항해할 때, 공존의 지혜를 가르치는 것이 이 시대 교육의 가장 중요한 사명일 것이다.
교실전달자(초등교사·초아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