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5000포인트 진짜 갈까 … 증권사 전망 살펴봤더니

입력 2025-12-05 10: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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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코스피 상단 최대 5500까지
외국계 IB 6000포인트 전망도
기업 이익 성장·풍부한 유동성에 상승 흐름 지속 전망
하반기 기업이익 둔화·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리스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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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지수가 4000대 안팎에서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내년 지수 눈높이를 올리며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기업 성장과 주주환원정책 등 국내 요인과 더불어 미국 기준금리 인하, 중국·유럽의 유동성 확대까지 겹치면서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 코스피 지수가 6000포인트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내년 코스피 지수 전망치의 상단은 4500~5500까지 분포된다.

코스피 예상밴드 상단을 5000포인트 이상 열어둔 증권사도 적지 않다. KB증권과 메리츠증권, 대신증권이 코스피 타깃 지수를 각각 5000, 5089, 5300포인트로 제시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연간 목표치를 5500포인트로 높여잡았다. SK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상단을 4000대 중후반으로 제시했다.

글로벌 IB들의 코스피 전망은 더 밝게 점쳐진다. 내년 코스피 지수가 600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강한 이익 성장,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6000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JP모건도 지난달 28일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코스피가 6000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증권가가 내년 코스피 상승랠리를 점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AI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내년에도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설비투자(CAPEX) 사이클과 대내외 정책 모멘텀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역사적 상승 국면의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맥쿼리증권은 "현재 우리는 역사상 최악의 메모리 공급난에 직면해 있고 향후 2년간 공급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도의 상승장을 점쳤다.

이어 "메모리 가격 상승 여력은 상당하고 시장은 아직 이를 실적 전망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양사가 증시에서 차지할 순이익 비중이 52%, 순이익 증가분은 68%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유럽의 유동성 확대 정책은 물론 국내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 재정지출 확대도 상승재료로 거론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유럽의 정부지출과 미국, 영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글로벌 유동성 확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전통화폐 가치가 하락하며 금 등 안전자산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동반 유입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기업 가치 제고 등 정부 정책 모멘텀 역시 주식시장에 강한 상승 탄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밸류업 2.0과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이 본격 시행되며 자사주 소각·연결배당제·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이 제도적으로 정착될 것"이라며 "배당성향 상향, 비핵심자산 매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강화 등이 주주친화정책 확산을 뒷받침하며 기관투자자 중심의 거버넌스 평가 투자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증시 주도주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이익 성장이 예상되는 AI, 조선·방산은 물론 자본시장 정책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금융지주 등 기존 주도주가 꼽힌다.

KB증권은 "시장 변곡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존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하반기 이후 긴축 우려가 확대되는 시기에 주도주 교체도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 기업 이익 둔화 가능성, AI 버블론, 원·달러 환율에 의한 외국인 이탈 등은 우려 지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분기별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상반기가 유리하다"며 "영업이익 증가율은 내년 2분기 고점 이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