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장동혁 면전서 "계엄은 계몽 아닌 악몽…우리가 낳은 권력 견제못해"

입력 2025-12-01 14:55: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국민의힘 반도체·AI 첨단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2차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반도체·AI 첨단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2차 전체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일 "12·3 계엄은 계몽이 아닌 악몽이었다"며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려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오히려 그날에 붙잡아 두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론과 사과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 최고위원은 지도부를 향해 다시 한 번 직언을 쏟아낸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대통령의 오판을 막지 못했다. 우리가 낳은 권력을 견제하지도, 제어하지도 못했다"며 "따라서 우리 당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지지자들이 여전히 슬픔과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급기야 몇몇은 우리 안의 배신자를 만들어 낙인을 찍고 돌을 던지고 심지어 목을 매달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반지성과 울분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천벌 받을 일"이라며 "혹여 아직도 1년 전 12월 3일에 머물러 있지 않은지, 미래로 나아가고 싶은 당원과 지지자를 정작 우리 지도부가 그날에 붙잡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했다.

앞서 양 최고위원은 지난 29일 당 공식 행사에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계엄은 불법이었다"며 공개 사과와 반성을 촉구했다. 당 지도부에서 계엄과 관련해 공식석상에서 '불법'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최고위원은 당시 대전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전 국민대회'에 참석해 무대에 올라 "계엄은 불법이었다. 그 계엄의 불법을 방치한 게 바로 우리 국민의힘"이라며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장에 모인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내려가라"며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무대 쪽으로 커피를 던지고, 태극기를 흔들며 항의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한 지지자는 행사장 질서를 어지럽혀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당내에서 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당내에서 지도부 차원의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대해 장동혁 대표는 지난 2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대구 국민대회'에서 "작년 계엄을 통해 민주당의 무도함이 드러났고 대한민국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많은 청년들이 대한민국의 위기를 알게 됐다"며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불러왔지만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들께 혼란과 고통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스러운 군인들이 재판정에서 시련을 겪고 있고 민주당의 무모한 적폐몰이 때문에 사찰을 위협받는 공무원들도 있다"며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모두가 결국 우리 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똘똘 뭉쳐 이재명 독재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