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스닥' 향해 갈까…코스닥, 정책 훈풍에 수급 변화 뚜렷

입력 2025-12-01 10:55:13 수정 2025-12-01 11: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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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 1.5% 내린 반면 코스닥 6% 상승
1일 장 중 코스닥 상승세 지속 … 코스피는 약세
코스닥 활성화 정책 수혜·바이오 이벤트 등 모멘텀 기대
"기대감만으로는 부족" 상승랠리 지속될지는 미지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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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오르는 동안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부진했던 코스닥 지수가 최근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모험자본 확대 정책 수혜 기대감과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대형 이벤트가 맞물리며 '천스닥(코스닥 100포인트)'을 향해 가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4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3% 상승한 926.51에 거래 중이다. 반면 코스피는 0.29% 내리면서 3915.19에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71% 급등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10일(5.97%)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코스닥이 급등한 이날 코스피는 1.51% 하락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주 코스닥 지수는 5.64% 상승하며 코스피(1.90%)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국내 증시가 상승랠리를 이어온 가운데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둬왔다. 지난 6월2일부터 지난달(11월) 27일까지 코스피는 4000선을 돌파하며 47% 넘게 올랐지만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18%대에 불과했다.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닥 흐름이 달라진 건 정부 정책 기대감 영향이 크다.

한 언론 보도 내용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코스닥벤처펀드 소득공제 한도 3000만원→5000만원 확대 ▲연기금·외국인 거래세 인하 또는 면제 검토 ▲특례상장 문턱 완화 ▲시가총액 150억원 미만 종목 퇴출 등 옥석 가리기 강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활용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관련 당국은 시장 대책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선 지속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덧붙이면서 시장 기대는 이어지고 있다.

큰 손 수급도 코스닥을 향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주 코스피에서 2조1571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은 68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도 이 기간 6137억원어치 코스닥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1조1168억원어치 코스닥을 팔았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위권 종목에는 로보티즈(627억원), 에이비엘바이오(510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488억원), 고영(445억원), 에스티팜(321억원) 등 코스닥 종목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선 정책 모멘텀과 글로벌 이벤트가 맞물려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는 알츠하이머학회(CTAD), 북미영상의학회(RSNA) 등 바이오·의료기기 분야 주요 학회가 집중돼 있어 코스닥 시장에 주로 포진된 제약·바이오 섹터의 단기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다.

내년 코스닥 상장사들이 본격적인 이익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도 코스닥 시장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코스닥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55% 증가할 것"이라며 "코스피 대형 반도체 기업 이익의 가파른 성장으로 수익률 격차가 확대됐지만 향후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코스닥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상향이 가능한바 수익률 격차가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코스닥의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정책 수혜 속에 시작된 코스닥 상승랠리가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에도 유사한 형태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서 코스닥이 랠리를 펼쳤던 경험이 있다"며 "일단 관련 기대감만으로도 단기적으로 코스닥 150(포인트), 혹은 코스닥 내 주력 업종의 수급 환경이 좋아질 기대는 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제는 그 랠리의 지속성이 짧았고 그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무역분쟁 시즌1이 시작됨에 따라 코스닥과 코스피 모두 한동안 하락장을 피해갈 수 없었다"며 "정책의 실제 영향력과 그것이 만들어 낼 가격 움직임의 지속성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한 듯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