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일 간 수사 마무리 순직해병 특검, '맹탕'

입력 2025-11-30 15: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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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포함 33명 기소·구속은 1명, 남은 수사는 경찰청 국수본으로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故) 채수근 해병(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한 순직 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지난 28일로 15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며 지난 6월 출범한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 중 가장 먼저 손을 털었다.

하지만 특검 출범의 배경이 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의 실체는 전혀 밝히지 못하면서 '맹탕'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해병 특검팀은 이명현 특검을 비롯해 파견 검사 23명과 특별 수사관 39명 등 131명이 투입됐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 주요 수사 대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총 185회 실시했으며 약 300여명의 피의자·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휴대전화, PC 등 디지털 장비 포렌식은 430건 이상 실시했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주(駐)호주 대사 임명 의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방해 의혹 등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이 전 장관 등을 포함해 총 33명을 기소했다. 공수처 검사의 채 상병 관련 국회 위증 사건을 뭉갠 혐의로 현직인 오동운 공수처장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김장환·이영훈 목사 등 참고인에 대한 무리한 압수 수색과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숱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병 특검은 9명에 대해 10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발부된 사람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한 명에 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VIP 격노설' 실체는 확인했다지만,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자들의 이행 과정이 직권남용 범죄가 되는지를 놓고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과 출국을 '범인 도피'라고 판단한 것도 무리한 해석이라는 게 법조계의 평가가 나온다.

특검은 핵심 수사 대상이었던 '수사 외압' 의혹과 '호주 대사 임명' 의혹이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국방부·외교부 관계자 등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계기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기 위해 조직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윤 전 대통령은 이후 채 상병 수사가 자신과 대통령실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해 절차와 요건을 무시하고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이명현 특검은 "주요 수사 대상 사건 대부분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했다"고 자평하면서도 앞서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공범으로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과도하게 기각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특검팀은 채 상병 수사 외압의 동기이자 원인으로 지목된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게, 김장환 목사 등 개신교계 인사들이 대통령실에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전담팀을 따로 투입해 수사했지만, 결국 단 한 명도 입건·기소하지 못했다.

이제 특검은 앞서 채 상병 과실치사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 관계자들의 직무유기, 수사 정보 누설 의혹 등 남은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길 계획이다.

이 특검은 "수사 기간은 끝났지만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이 자신의 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