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대비 최대 9배 수익…대기성 자금 활용도 돋보여
퇴직연금 수익률 상위권 가입자, 이른바 '퇴직연금 고수'들의 투자 방식이 일반 가입자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6일 발표한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Ⅱ' 분석 결과에 따르면 고수들은 실적배당형 비중을 평균 80% 가까이 유지하고, 인덱스보다 국내 테마형 ETF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전략을 구사했다.
◆ 국내 테마형으로 승부
금감원은 은행·증권·보험 3개 권역 대표 금융사에서 3년 이상 계좌 유지, 적립금 1천만원 이상인 DC(확정기여형) 가입자를 선별한 뒤 연령대별 수익률 상위자 100명씩 총 1천500명을 '연금 고수'로 정의했다.
이들이 기록한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8.8%, 최근 3년 연평균 수익률은 16.1%로 전체 가입자 평균(1년 4.2%, 3년 4.6%)보다 최대 9배 높은 성과다.
권역별로는 증권사 가입자들이 최근 3년 평균 18.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고, 은행(15.1%), 보험(13.1%) 순이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최고봉을 찍었고, 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로 비중 조정을 택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고수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산 비중을 위험자산에 집중한 점이다. 실적배당형 비중은 평균 79.5%, 원리금보장형 비중은 20% 안팎에 그쳤다. 대기성 자금도 평균 8.6%로 꽤 높은 편인데, 금감원은 "급락 시 매수 기회 확보 등 전략적 여유자금 역할"이라고 분석했다.
핵심 투자처는 주식형 펀드다. 고수들의 주식형 펀드 비중은 70.1%로 법정 위험자산 투자 한도(70%)까지 사실상 꽉 채운 모습이다. ETF 비중도 75.1%에 달해 공모펀드(24.9%)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ETF를 활용해 시장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펀드 비중이 61.6%로 해외(31.8%) 대비 2배 가까이 높았다. 고수들은 국내 증시 반등 국면에서 조선·방산·원전 등 산업 테마 ETF에 대거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TOP3플러스', 'K방산', '원자력 iSelect' 등은 상위 보유 ETF에 모두 포함됐으며, 올해 연수익률 140~170%대를 기록했다.
해외 자산에서도 '테슬라 밸류체인', '미국 테크 톱10', '나스닥100' 등 빅테크 ETF 비중이 눈에 띄었다.
◆ 연령대별 전략 뚜렷
연령대별로는 투자 성향 차이가 뚜렷했다. 30대 미만 고수들은 미국 나스닥·S&P500 등 지수형 ETF 위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전략을 택했다. 반면 30~50대는 조선·방산·원전 등 국내 산업 테마 ETF를 적극 편입해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60대 이상은 테마형 ETF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고배당·중국 펀드 등을 담아 수익·안정 간 균형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은 "고수들의 방식은 고위험·고변동성을 감수하는 전략이기 때문에 모든 가입자에게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의 80% 이상이 여전히 원리금보장상품에 머물러 있는 점을 지적하며 "일정 수준의 실적배당형 자산 편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 변화에 관심을 두고 적립금을 보다 능동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디폴트옵션이나 TDF 등 자동 포트폴리오 조정 기능을 갖춘 상품 활용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