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조선의 나고야…韓 전력산업 발달사에서 중요한 도시"

입력 2025-11-20 10:40:37 수정 2025-11-20 11: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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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대흥전기주식회사' 자료
대구시, 국문 번역본 홈페이지에 공개

대흥전기주식회사 본사 전경. 대구시 제공
대흥전기주식회사 본사 전경. 대구시 제공
가로등이 켜진 북성로의 야경. 대구시 제공
가로등이 켜진 북성로의 야경. 대구시 제공
대구변전소와 대구수전소 옛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변전소와 대구수전소 옛 모습. 대구시 제공

한국의 전력산업 발달사에서 대구가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옛 자료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금의 한국전력공사(한전)을 만들어낸 모체 중 하나가 바로 대구에서 출발한 대흥전기주식회사인데, 이 회사를 다룬 사료에 일제강점기 전력산업의 형성과 도시·산업구조의 변화 속 대구의 역할이 잘 드러나있어 지역사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대흥전기주식회사 연혁사와 발달사' 국문번역본을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대흥전기주식회사는 1911년에 설립된 대구전기와 1917년 함흥에 설립된 함흥전기가 1918년에 합병하여 출범한 회사다. 이후 6개의 전기회사가 대흥전기를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남선합동전기로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많은 고미술품을 수집해 일본으로 반출한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가 설립해 1945년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번에 공개하는 '대흥전기주식회사 발달사'(1934)와 '대흥전기주식회사 연혁사'(1939)는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 전력산업의 일면을 보여주는 자료다. 특히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경영을 맡았던 시기의 활동과 전력산업의 확장 과정, 그 안에서 대구가 담당했던 역할 등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특히 해당 자료는 당시 대구가 '조선의 나고야'로 비유될 만큼 정치·경제의 중심 기능과 활발한 물자 집산 구조를 갖춘 도시이며, 시가지는 현재의 5~6배로 확장될 도시로 평가돼 전기회사 설립의 최적지로 인식됐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전력산업이 도시와 지방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장기적 이익과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관점이 거듭 언급돼, 당시 오구라 다케노스케와 대흥전기가 바라본 도시 발전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오진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책임번역자로 참여했으며, 해제를 작성해 전체 내용의 이해를 높였다. 오 교수는 "그동안 학술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대흥전기의 기업사 연구는 물론, 일제강점기 전력산업사와 대구 경제사 연구에도 중요한 기초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자료는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 내 대구역사자료 코너에서 열람할 수 있다.

QR_전자책(E-book). 대구시 제공
QR_전자책(E-book). 대구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