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개척이 대구경북의 새로운 성장 기회로 떠오르면서, 북극항로 거점인 포항 영일만항과 대구 등 내륙거점도시과 연계해 국내외 기업활동이 자유로운 세계자유도시회랑으로 발전하는 장기 비전이 제시됐다.
17일 서울 LW컨벤션에서 열린 '국토 다핵화와 지방분권 강화 방안 모색' 심포지엄에서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북극항로 변화가 동북아 물류 질서에 큰 전환을 불러올 가능성을 짚었다. 박 원장은 북극해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아시아–유럽 해상 운송 경로가 사실상 재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는 2만2천㎞이지만 북극항로는 1만5천㎞로 줄어드는 만큼 거리·시간·비용에서 모두 이점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운항일수는 10일 이상 단축되고 물류비는 약 25% 절감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변화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그는 영일만항을 중심에 둔 '복수 거점체계'를 제안했다. 북극항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단일 항만이 아니라 포항–울산–부산을 잇는 동남권 트리플 거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륙 중심축인 구미·대구·경주를 연결한 GDGP 회랑이 더해지면 북극 물류와 국내 산업벨트를 잇는 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이를 단순한 물류 회랑이 아니라 '세계자유도시회랑'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미는 반도체·첨단방산, 대구는 신공항경제권·AI·의료, 경산·영천은 모빌리티·ICT, 경주는 글로벌 관광·친환경 산업, 포항은 항만경제권·이차전지 중심으로 기능을 나눠 각각 프리존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규제 최소화, 기업활동 자유화, 자본·상품 이동 자유화 등 이른바 '4대 자유화'를 적용해 두바이·싱가포르 같은 자유경제도시 모델을 회랑 전체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계자유도시회랑이 현실화되면 테슬라 기가팩토리, 아마존 물류센터 등 글로벌 앵커기업 유치와 함께 대구경북신공항–영일만항이 연계된 동북아 경제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