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8천여 투입 한 달 넘게 경주 지켜
교통·시위 관리하고 정상 경호…열악한 숙소·장시간 근무에도 임무 완수
SNS 통해 "경주의 안전 지킨 영웅들" 격려 이어져
경북 경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는 현장을 지킨 경찰관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 21개국 회원국 정상과 CEO 등이 방문한 경주에는 수많은 행사와 이동 동선이 이어졌지만,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끝났다.
APEC 기간 전국 각지에서 총 1만8천여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됐다. 교통 통제, 시위 대응, 주요 정상단 경호 등 분야별로 촘촘히 배치돼 경주 전역을 24시간 경비했다. 보문단지, 황리단길, 경주역, 주요 숙박시설 주변에는 수백 대의 순찰차와 경비 인력이 동원돼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북경찰청 소속 A경장은 "몸은 힘들었지만 놀러 간 것도 아니고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힘들어도 행사만큼은 무사히 끝내자'고 서로 응원하면서 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찰관들의 근무 여건은 녹록지 않았다. 일부는 체육관과 숙박업소, 심지어 영화관 바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밤샘 근무를 이어가기도 했다. 식사는 도시락으로 해결했고, 새벽까지 경비근무를 마치면 곧바로 교대조와 함께 도로 순찰에 나섰다.
경남청 소속 김모 경사는 "잠시 불편함에 불만의 목소리는 나왔지만, 경찰로서 나라를 위한 행사를 안전하게 잘 치러야 한다는 마음이 더 우선이었다"며 "현장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을 지휘한 한 간부는 "한 달 넘는 준비와 실전 근무 속에서도 크고 작은 돌발 상황 하나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며 "젊은 경찰관들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간부는 "사기진작 차원에서 현장에서 고생한 후배 경찰들이 포상 등에서 우선 고려됐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앞으로도 젊은 경찰들이 힘든 여건에서 열심히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열악한 근무 여건에도 임무를 완수했다는 안도감이 퍼지고 있다. 경북청 김모 경위는 "한정된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적지 않은 동료 경찰관들이 불편은 겪었지만, 성공적으로 행사를 끝냈다는 것에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화려한 행사 뒤편에서 경주를 지켜낸 수천 명의 경찰관들은 비록 이름 없이 사라졌지만, 그들의 헌신이 APEC 성공을 완성했다. 동료 경찰들도 이들의 수고를 격려하고 있다.
경북청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미흡했던 부분은 교훈으로 삼아 나가고, 사고 없이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 동료·후배 경찰관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도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한 경찰들에게 감사하다" "경주의 안전을 지킨 진짜 영웅들"이라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교통 불편이나 혼잡이 있었지만, 시민들은 "질서가 잘 유지돼 불편이 크지 않았다"며 경찰의 노고를 격려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