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포기했습니다' 인증글 잇따라…게임·집회 이유도

입력 2025-11-13 14:14:44 수정 2025-11-13 14: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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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9시 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능 포기를 인증한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3일 오전 9시 30분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수능 포기를 인증한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1교시 국어영역이 끝난 뒤 시험을 포기하고 나왔다는 인증 사진이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잇따라 올라왔다. 건강 악화 등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지만 게임과 집회 등으로 포기했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능 포기하고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수험생은 "오늘 시위있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며 "윤어게인"이라고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수험생이 집회로 인해 시험 도중 나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때문에 나왔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이들은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수능을 중도에 포기하고 나가려면 시험 포기 확인증을 작성한 뒤 서명해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고 나면 수능 시작 전에 제출했던 휴대전화 등을 돌려받은 후 퇴실이 가능하다.

몸의 이상을 호소하며 시험을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전주시의 한 시험장에서 1교시 수능시험 도중 한 수험생이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했다. 이에 예비 시험실로 이동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수능이라는 심리적 압박과 긴장을 견디지 못하면서 공황장애 증세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미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수능 포기 각서를 쓰고 퇴실한 경우도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선 수험생 2명이 학교 정문을 나왔다. 시험이 시작된 지 2시간 만이었다.

친구 사이인 두 수험생은 수능을 치르기 전 이미 수시 전형으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는데, 두 사람 다 경험 삼아 시험을 보라는 어머니의 권유로 고사장에 왔다고 한다.

두 사람 중 A군은 한 언론사에 "최대한 있어 보려고 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나왔다"며 "1교시 국어 시험이 끝나고 시험 본부로 가서 각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함께 나온 B군도 "전날 잠을 못 자 너무 피곤하다. 집에 가서 다시 자야겠다"고 말하곤 시험장을 떠났다.

수능을 포기하고 나온 수험생들의 시험은 모두 무효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