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전이 브랜드 가치를 판가름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안전 경영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물론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건설업계도 사활을 걸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DL이앤씨는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에 건설사 최고 수준의 개방형 스마트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을 구축했다. 종합안전관제상황실은 전사적 차원의 안전 경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직원들과 외부인이 출입 가능한 공간에 공개적으로 설치했다. 55인치 모니터 32개로 실시간 상황을 살피며, 상황판을 통해서 현장별 근로자 출역 및 작업 현황, TBM(작업전 안전점검 회의) 실시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특히 고위험·외국인 근로자 및 위험 작업을 구분, 출역 현황과 작업 전 안전 조치 실시 여부, 실시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DL이앤씨 전종필 최고안전보건책임자(CSO)는 "회사의 전 구성원이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고 발생은 회사 생존의 문제라는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회사의 물적, 인적 역량을 총동원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건설부문은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스마트 현장 안전관제 시스템인 고위험 통합관제 시스템 'H-HIMS'를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AI가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위험도를 판단해 '주의–이상–경고' 등 상황에 따른 경보를 발령한다. 나아가 착용형 스마트밴드와 AI 영상 분석 기술도 결합해 근로자의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경고와 위치 전송이 이뤄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국 40여개 현장에 1천200대 폐쇄회로(CC)TV를 설치,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스마트안전 통합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추락·끼임 사고, 보호구 미착용, 위험구역 접근, 장비 이상 등을 실시간 감지하고 3초 이내에 관리자·본사 관제센터로 알리는 경보 기능을 갖췄다.
현대건설은 통신이 어려운 지하 터널 현장에서 AI 기반 스마트 안전관리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TVWS(TV White Space) 무선통신 기술을 AI 영상인식·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연동해 지하 공간에서도 작업자의 안전상황을 실시간 알 수 있게 구현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현장의 실시간 안전관리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 작업 현장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제시스템을 대폭 확대하고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AI 기술을 활용해 시공 매뉴얼 작성과 공정관리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AI가 현장 영상과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공정 지연 요인을 진단하고 설계 오류나 시공 편차를 조기에 식별해 문제 발생 시 관리자에게 즉시 알리는 기능을 갖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얼마나 더 안전한 건설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따라 브랜드 가치를 판가름하는 주요한 기준이 된 만큼 어느 때보다 AI 활용도가 높아졌다"며 "건설사들이 AI로 업무 효율화·현장 안전 관리 두 가지 모두를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보니, 앞으로 고품격 기술이 개발돼 수요자들은 더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