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도(農道) 경북의 농가들이 '공동 영농'을 통해 생산량 증가와 소득 증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공동 영농은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농업 대전환'의 핵심 사업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대표적 수박 생산지로 잘 알려진 봉화군 재산면은 지난해부터 수박·토마토이모작으로 전환, 참여 농가 1곳당 평균 4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수박 노지재배를 시설 재배로 전환해 수확 시기를 앞당기는 한편, 수박을 수확한 이후에는 토마토 재배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를 이뤘다.
노지에서 수박을 단작할 경우 1평(3.3㎡)당 농업생산액은 3만원, 시설에서 수박을 단작할 경우엔 1평당 5만원이다. 반면, 시설에서 수박·토마토를 이모작할 경우엔 농업생산액은 15만원에 달한다.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은 지난해부터 26개 농가가 참여, 수박·토마토 이모작 재배를 통해 생산액 증가와 소득 향상을 이뤄냈다. 공동집하장, 자동 선별기 등 시설 선진화 등을 이뤄내면서 농사 방식 또한 크게 달라진 덕분이다.
법인에는 청년농 참가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한 기술 도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 배워온 수박 상자재배 기술을 현장 여건에 맞게 정착시켜 기존 수박 포복재배 방식을 지지대와 유인줄을 활용해 덩굴을 위로 올려 키우는 수직재배로 바꿔 생산량도 늘었고 농작업도 수월해졌다. 특히 올해는 수박 가격이 평년보다 30% 이상 높아 판매수익도 좋았다.
토마토 재배에서도 연작 피해를 줄이기 위해 토양에서 재배하는 대신 상토를 활용한 상자재배 기술을 도입했다. 수박 수확 전에 토마토를 미리 심으면서 활착이 빨라져 수확 시기도 열흘이나 앞당기고 생육 기간은 더 길어져 수확량이 20% 이상 늘었다.
공동영농으로 법인이 새로 도입한 방울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시스템도 소득을 올리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농가가 개별적으로 선별·포장 하던 것을 기계화해 시간당 6톤(t)에 달하는 처리 능력을 확보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동시에 대량 출하가 가능해졌다. 상품성 향상으로 안정적인 판로 확보와 가격 협상력까지 더 높아졌다. 농민들이 개별적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혁신이 공동영농이라는 이름 아래 가능해진 것이다.
21농가 15.8ha 규모로 시작한 재산지구는 올해는 26농가 21.2ha로 규모가 늘었다. 장기적으로 재산면 지역 중심으로 300ha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봉화군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새로운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공동 시설을 인근 농가에도 개방해 파급 효과를 키울 예정이다.
도는 봉화 재산지구 성공 사례가 우리 농촌의 고질적 문제인 인구감소, 고령화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 도 전역에 '혁신농업타운'을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형 공동영농의 성공 사례를 통해 농업이 더 이상 힘들고 소득이 낮은 산업이 아니라 첨단화와 협업을 통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경북에서 시작된 농업 대전환의 물결이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산되어 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2023년부터 도내 12개 시·군 19개 지구에서 주주형·첨단형 등 공동영농을 추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