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이재진 서울대 교수 "AI 주권, 자체 데이터로 사회문화적 가치 담은 AI 구축해야"

입력 2025-11-04 15:23:26 수정 2025-11-04 15: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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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연구실에서 현실로' 주제로 현황과 시사점, 미래 등 강연
"LLM, 확률 기반으로 예측…패턴 학습해 뱉어내는 것"
"양질의 학습 데이터 매우 중요…투명한 방식 '제도·정책' 필요"

이재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재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AI, 연구실에서 현실로'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임경희 매탑 디지털국장

"빙산의 일각에 지금 무엇이 보이죠? 인공지능(AI) 응용, AI 모델, AI 알고리즘 등 흔히 'AI 분야'로 보이는 것들만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AI 분야에 필요한 기술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처리, 클라우드, 소프트웨어(SW) 플랫폼, 하드웨어(HW) 플랫폼이 모두 다 필요합니다."

이재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AI, 연구실에서 현실로'를 주제로 AI 현황과 시사점, 전망 등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그는 최근 각광 받는 '거대언어모델(LLM)'의 원리를 쉽게 풀어내며 이목을 끌었다. LLM이 수천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학습하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하는 연산 능력을 요구한다. 이를 현실로 만든 핵심 부품이 그래픽처리장치(GPU)이며, 이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바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다.

이 교수는 "LLM은 우리가 제공한 학습 데이터를 갖고, 가능성(확률)을 기반으로 예측하는 것"이라며 "하나 이상의 말뭉치(corpus)에 대한 학습을 통해 문장의 가능성을 학습한다. AI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당연히 여러 오류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닌, 패턴을 배워 뱉어내는 것과 같다"며 "학습 데이터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재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지난 3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AI, 연구실에서 현실로'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임경희 매탑 디지털국장

이와 함께 이 교수는 'AI 패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다극화되고 다툼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두 가지 중요한 방향으로 'AI 주권 확보'와 'AI의 민주화'를 꼽았다.

그는 "자국의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을 사용해 자국의 사회문화적 가치가 담긴 AI를 구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경제·안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영어를 쓰면 사고 체계가 바뀌기 때문에 LLM에 우리 문화의 학습 데이터가 들어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LLM 사용료 인하 등 더 많은 사람이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빅테크 기업만 사용할 수 있는 계산자원과 개발도구를 일반 개발자도 쉽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AI의 개발, 사용, 관리, 규제 전반에 걸쳐 책임 있고 투명한 방식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제도와 정책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이 교수는 "AI 적용 분야의 인력에게 AI를 가르치는 것이 AI 인력에게 적용 분야를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방향성을 잡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AI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