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양국 합의 소식을 전하며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했다.
전날 한미 양국 정부는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3천500억 달러 중 2천억 달러는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 200억 달러 상한을 설정하고, 1천500억 달러는 조선업 협력 방식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같은 대미투자 규모는 일본이 약속한 5500억 달러보다 적다. 한국은 또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는 식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반면 일본은 투자 대상 결정권을 최종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넘겼고, 트럼프 측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한미 양국이 지난 7월 큰 틀에서 무역합의를 이뤘지만, 이후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주요 내용에 관한 접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었다고 짚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NYT에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에 안도감을 줬다"며 "새로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 승리"라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까지도 한국 및 미국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게 평가돼 왔다며 예상 밖 진전이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무역 합의로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일본 경쟁 업체와 동등한 1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관세에 특히 주목해 "(한국은) 협상이 길어져 관세 인하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보다 불리해질 우려가 있었다"면서 "이번 합의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는 (일본·EU와 같은) 15%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한국 자동차 관세는 미국과의 협상 교착으로 25%에서 세율 인하가 보류된 상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