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구시장 선거 출마 풍설(風說)이 떠도는 사람이 최소 10명은 넘는 것 같다. 모두 대구와 인연이 있다.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이거나 대구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사람, 대구 출신으로 중앙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사람들이다.
선거철이면 대구에 와서 "대구의 아들·딸"임을 강조하거나 "대구에 뼈를 묻겠다"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는 선거에서 떨어지면 곧 수도권으로 떠나 버리곤 했다.
불현듯 궁금증이 생긴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갖고 있는 분들은 대구에 얼마나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을까. 그 속내를 들여다볼 수야 없지만, 과거 사례(事例)에 비추면 짐작은 가능할 것이다.
대구에서 1992년부터 2008년까지 내리 4선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한 사람은 2011년 수도권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1996년부터) 15년째 분당 사람으로 살고 있는 OOO입니다"라며 "정치는 집 앞에서 시작된다는 신념으로 나섰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지역구만 대구였지, 집과 마음이 분당에 있는 분당 사람, 수도권 사람이었던 셈이다. 2004~2016년까지 대구에서 3선한 의원 역시 주민등록 주소지는 분당이었다. 내년 대구시장직에 출마하려는 분들은 '대구 사람'일까 '수도권 사람'일까. 대구 출신이라고 모두 대구 사람은 아니지 않나?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10·15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에 대한 의견은 분분(紛紛)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도권 주택 거래가 활발하고 살 만하다는 것이다. 대구는 어떤가? 2025년 5월 기준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9.07로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도 가격도 심드렁하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분들은 지금 대구에 본인 집을 갖고 있나? 대구에는 전세나 월셋집만 있고, 본인 집과 가족이 서울에 있지는 않나?
대구시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이 대구에 본인 소유(所有) 집이 없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대구에는 집이 없고, 수도권에 자기 집과 가족이 있다면 그를 '대구를 위해 일할 사람'으로 볼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대구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