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단지·경주박물관 등 경 일대 경찰 1만9천명 투입
헬기 착륙~예술의전당~한미회담까지 '진공 경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북 경주를 찾은 29일. 경주 일대는 물 샐 틈 없는 경비·경호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경주보문단지와 APEC CEO 서밋이 열릴 예정인 경주 예술의전당, 한·미 정상회담 장소인 국립경주박물관 등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통제를 강화했다.
◆트럼프 지나는 도로마다 전면통제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날 오전 11시 35분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국빈 방문 형식으로 6년 만에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 내려 조현 외교부 장관 등과 악수한 뒤 11시 50분쯤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경주로 이동했다.
트럼프가 경주에 착륙한 건 약 30여분 뒤인 낮 12시 25분쯤. 경주 보문단지 내 헬기장에 착륙했다. 이후 '비스트'라고 불리는 전용 리무진을 타고 경주 예술의전당으로 이동했다. 이날 트럼프의 이동 경로는 보문단지~구황교네거리~배반네거리~오릉네거리~예술의전당으로, 이 구간에 해당하는 보불로·경감로·서라벌대로·강변로·산업로 등 주요 간선도로는 트럼프 이동시간을 전후해 양방향 통제됐다.
트럼프의 이동 중에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경주국립박물관 인근 도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APEC CEO 서밋 연설 이후 1시 55분쯤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나와 한미정상회담 장소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경주박물관 인근 동궁과 월지에서 열린 반미 성향 집회를 진행하던 인원 70여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경주박물관 인근 100m까지 접근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NO Trump, 대미 투자 철회'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은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으나 큰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주박물관 방향 도로에 경찰차를 이용해 차벽을 설치하는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했다.
◆1시간 지연된 트럼프 일정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알려진 시간보다 대략 1시간가량 늦게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이로 인해, APEC CEO 서밋을 주관하는 대한상공회의소는 오전 낮 11시 20분쯤 공지를 통해 "낮 12시부터 열릴 예정이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특별 연설이 약 1시간 정도 미뤄지게 됐다"고 공지했다. 이후 조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 연설은 12시 30분으로 재공지했다. 실제 트럼프의 특별 연설은 이날 낮 1시 6분부터 시작됐다.
경주 예술의전당 주변은 오전 10시 무렵부터 초긴장 상태를 방불케 했다. 경찰은 경주 전역에 약 1만9천여명을 투입해 경비·경호 작전을 벌였다. 특히, 예술의전당 주변에는 약 2m 높이의 바리케이드가 둘러쳐져 있었으며 약 20~30m 간격으로 경찰관들이 배치돼 있었다. 인도에도 안전 펜스가 설치, 이중의 경비·경호가 이뤄지고 있었다.
트럼프가 도착한 이후 예술의전당을 관통하는 강변로는 차량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 일대는 도로 통제로 인해 오후 1시를 전후해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트럼프는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이후에는 보문단지 내 힐튼호텔로 이동했다. 힐튼호텔 주변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가 가운데 철통 같은 보안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