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2채 보유' 논란이 터지자 "한 두 달 내로 정리하겠다(1채는 팔겠다)"고 밝힌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자신의 서울 서초구 우면동 소재 아파트를 실거래가 대비 4억원 높은 가격(22억원)에 내놓은 것을 두고 "10.15 주거재앙 조치(10.15 부동산 대책)가 폭망했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줬다"고 비판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어 '자진 사퇴'도 촉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29일 오전 11시 46분쯤 페이스북에 "국민에게 고통 주는 대출규제해서 집값 내리겠다고 해놓고 자기 집값은 4억 올린 금감원장은 당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며 "도덕적으로도 문제지만, '이 시국에 금감원장이 자기 집값 4억 올린 것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랐거나 무관심했던 무능'이 더 문제이다. 얼마에 내놨는지 뻔히 공개될 것을 알고도 이랬다는 것이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이찬진 씨가 수장인 금융감독원이 하는 부동산 대출규제에 대한 정책은 국민들께서 신뢰하지 않는다. '낮에는 근엄하게 집값 잡는 척하고 밤에는 알뜰살뜰 자기 집값 올리는 정책책임자'를 누가 신뢰하겠는가"라고 지적, "이미 신뢰는 깨졌고 신뢰잃은 정책은 폭망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인 28일 오후 9시 12분쯤 페이스북에 '금감원장조차 10.15조치 이전보다 4억 높게 집 내놨습니다. 이래놓고 앞으로 10.15 조치로 집값 내릴거라고 하는건 '국민상대로 사기치는 것'입니다. 이걸로 이미 이 정책은 망했습니다. 철회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찬진 원장을 비판한 바 있다.
이어 비판 수위를 좀 더 높여 자진 사퇴를 요구한 상황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2002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공급 면적 155.59㎡(약 47평) 아파트를 아내와 공동 명의로 매수했다. 이어 17년 뒤인 2019년에 같은 단지 내 동일 면적 아파트를 한 채를 추가로 더 샀다.
이게 지난 21일 열린 국정감사 자리에서 드러났는데, 그는 "아파트 2채 모두 작업실과 서재 등을 겸해 가족들과 실거주하고 있다"며 "그 가운데 1채는 자녀에게 양도하겠다고 말했다"가 비판이 일자 결국 "처분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최근 2002년에 산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은 게 확인됐는데, 22억원에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 같은 아파트 동일 면적이 18억원과 18억2500만원에 각각 거래된 것 대비 4억원 높은 가격이다. 이 아파트 최고가는 2021년 거래된 20억원으로, 이보다 2억원 높은 '신고가'를 노렸다는 평가다.
▶한동훈 전 대표의 이찬진 금감원장 사퇴 요구는 앞서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발언 및 '갭투자 의혹'으로 도마에 올라 결국 사퇴한, 불과 며칠 전의 전례도 바탕에 깐 모습이다.
이상경 전 차관과 비교, 사퇴 요건이 충분하다는 얘기인 셈이다. 정책에 대한 '책임'을 가늠하는 '체급(공무원 직급 등)'은 되려 더 높다.
이상경 전 차관은 지난 19일 부동산 주제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는 비판에 대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 논란이 됐다.
더불어 지난해 3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것을 두고 '갭투자 의혹'도 제기돼 10.15 부동산 대책이 판을 깐 논란의 주연이 됐다.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와 국토부 설명 등을 종합하면 이상경 차관 배우자는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천만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14억8천만원의 전세보증금이 채무로 신고돼 있다. 아울러 이상경 차관은 본인 명의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아파트를 올해 6월에 매도했다. 이에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전세보증금을 끼고 구입한 게 아니냐는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비판이 지속되자 이상경 전 차관은 23일 국토부 유튜브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했다가 비판 여론이 숙지지 않자 이튿날인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