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가 '무제한' 러 핵추진 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적

입력 2025-10-27 2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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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문제 선점 의도 '핵 과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합동군사령부 지휘소 중 한 곳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합동군사령부 지휘소 중 한 곳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신형 핵추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니크'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레베스트니크는 저공비행으로 적진에 침투하는 데다 사거리도 무제한이어서 전 세계가 표적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이번 핵추진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는 핵전력 과시로 보이며 서방의 압력에 순순히 굴복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부레베스트니크에 대한 중요한 시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한 합동군사령부를 찾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관여하는 사령관들과 가진 회의에서 "부레베스트니크의 결정적 실험이 완료됐다"면서 "미사일을 전투 임무에 투입하기 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핵심 과제는 달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배치 최종 단계에 대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러시아어로 '폭풍을 예고하는 새, 바다제비'로 풀이되는 부레베스트니크는 2018년에 처음 공개됐다. 사실상 사거리에 제한이 없고 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전략적 가치나 실전적 유용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푸틴 대통령이 "부레베스트니크의 성공적인 최종 시험 발사가 2023년 실시됐다"고 밝혔지만 성공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를 앞두고 시험 발사 성공을 언급하는 등 서방과 대립이 고조될 때마다 러시아는 핵전력 과시를 돌파구로 삼았다.

BBC에 따르면 최소 13회의 시험 발사 중 2016년 이후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건 두 차례뿐이다. 2021년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도 러시아가 이 무기를 실용화하는 데 상당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이런 논란을 일축하듯 부레베스트니크가 원자력을 이용해 비행했으며, 미사일 방어와 대공 방어시스템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1일 이 미사일은 약 15시간 동안 공중에 머무르며 최소 1만4천㎞를 비행했다. 이것이 한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핵전력 과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유리한 포석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지려 했던 헝가리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되고, 미국이 러시아 대형 석유 회사 2곳에 제재를 가한 직후 이뤄진 걸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 공급을 고려하는 것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심각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