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오세훈 면전에 "아파트 사준다며, 키줘요!"…오세훈은 묵묵부답

입력 2025-10-23 19:45:30 수정 2025-10-23 23: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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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아래는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 답변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아래는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에게 미공표 여론조사를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 씨가 23일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누구보고 거짓말쟁이라고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며 국감장의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명 씨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말하지 않겠다"며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오는 11월 8일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에서 대질 신문이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피의자, 명 씨는 참고인 신분이다.

명 씨는 오 시장과 총 7차례 만났으며 '마포 청국장집'을 제외한 나머지 6번의 자리에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동석했다고 주장했다. 또 네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또 오 시장과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도 김 전 의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오 시장은 명씨를 두차례 만났다는 입장이다.

명 씨는 "2020년 12월 9일에 처음 만났다. 오세훈 시장이 (이후) 1월 8일에 김영선 전 의원에게 명 씨를 소개를 시켜달라 했다더라"며 "본인이 꼭 만나자 해서 1월 20일에 만나게 된다"고 했다. 그는 "1월 20일에 송셰프(중식당)에서 만났다"며 만난 날짜와 장소를 일일이 특정했다.

명 씨는 김 전 의원과 관련해 "(미공표 여론조사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영선 의원이 '내가 내 손으로 오세훈을 잡아넣는구나'하며 울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 시장이 증인 앞에서 운 적이 있느냐"고 묻자 "운 적 있다. 송셰프에서도 그랬다. 질질 짰다. 바로 울더라고"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2021년 1월 22일) 오 시장이 울면서 증인에게 전화를 해 '나경원이 이기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는데 큰일 났다,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맞나?"라고 묻자, 명 씨는 "'(이기는) 조사가 나오는 게 아니고 나왔다. 저한테 그렇게 전화했다"라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은 "2021년 1월 20일, 증인이 중식당 송셰프에서 오세훈 시장을 만났다고 했는데 그때 당시 오 시장이 '큰일하시는데 서울에 계셔야 되는데 혹시 숙소 있냐'고 물으며 '나의 멘토가 되어 달라'면서 증인에게 반대급부 제시한 적 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명 씨는 "있다. 아파트 사준다고 했다"며 "오늘도 집사람이 아파트 키 받아오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명 씨는 오 시장을 바라보며 "아니 아파트 안 사줬지 않나. (아파트)키 줘요. 어디에 사놨습니까. 누가 거짓말쟁이입니까. 김영선 불러볼까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명 씨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격한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구속된 명 씨를 면회한 점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명 씨는 "0.7평짜리 독방에 있으면 누가 불러도 나가게 된다. 박주민 의원은 내가 마음에 들어서 잡혀가기 전에 한 번 와달라고 해서 온 것"이라며 "내가 민주당 사람들만 만났나, 국민의힘쪽 사람들도 와서 하루종일 있지 않았느냐"라고 반박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선거철마다 이런 식의 의혹제기가 나온다"고 지적하자 명 씨는 "선거철이니 이런 식으로 매도하지 마라. 제가 고발했나. 이 분(오세훈)이 저를 고발했다"며 맞받아쳤다. 이어 "국민의힘에 제가 안 도와준 사람이 있습니까. 김종인 위원장부터 제가 다 이야기할까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자료를 명씨로부터 다수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연구소 실무자 강혜경 씨의 계좌로 3300만 원가량을 대신 송금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