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마지막 순간에 심장과 양측 신장 기증
학창 시절 전교 회장을 맡으며 책임감 있는 사람
길을 걷다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뇌사에 빠졌던 30대 회사원이 장기를 기증하면서 3명의 목숨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아주대병원에서 김문수(34) 씨가 심장과 신장(양측)을 기증하고 영면에 들었다고 23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8월 길을 걷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김 씨가 다른 생명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평소 내가 가족에게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른 가족들은 반대했지만 문수는 생명을 살리는 일인데 좋은 것 같다고 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기증은 문수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김 씨는 밝고 성실한 성품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던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에는 전교 회장과 반장을 맡으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차량용 음성 인공지능(AI) 기업에서 근무했다.
김 씨의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하늘에서 뭐든지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생명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김문수 님과 유가족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리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생명나눔을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로 기증자의 숭고한 나눔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