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늄 기능화로 전자 이동 효율↑, 수소 생산 에너지 절감
1.46V 전압으로 수소 생산 성공… 백금 촉매 수준 성능 확보
전력 42.4→39.2kWh 감소, 전극당 원가 8원 수준 달성
'수소 1㎏당 전력 3.2kWh 절감'
대구대 연구실에서 시작된 셀레늄의 혁신이 수소경제의 효율을 다시 썼다. 연구팀이 개발한 저비용 촉매는 8원짜리 셀레늄으로 전자 이동의 길을 바꾸며 친환경 수소 시대의 문을 열었다.
대구대학교(총장 박순진)는 화학교육과 심준호 교수 연구팀(나노전기화학연구실, NECL)이 셀레늄(Selenium)을 기반으로 수전해(water electrolysis)와 요소산화(urea oxidation reaction, UOR)를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심준호 교수와 라자트싱 칼루술링감(Rajathsing Kalusulingam)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수행했으며,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ACS Applied Energy Materials(2025년 10월호)'의 부표지 논문(Supplementary Journal Cover)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니켈-몰리브덴 하이드록사이드(NiMo−OH) 전극을 셀레늄으로 기능화해 전하 전달 통로를 개선했다. 이로써 전자의 이동 속도가 크게 향상되어 반응 효율이 높아지고, 수소 생산 과정의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이 동시 확보됐다.
실험 결과, 새 촉매는 기존 백금(Pt)·이리듐(Ir) 기반 촉매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1.46V의 낮은 전압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었으며, 기존 수전해 방식(1.58V)에 비해 약 8%의 전력 절감 효과를 나타냈다. 수소 1㎏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력은 42.4kWh에서 39.2kWh로 감소했다.
또한 전극당 사용된 셀레늄의 양은 0.24g으로, 원가로 환산하면 약 8원 수준(0.006달러)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고효율·저비용·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새로운 수소 생산 시스템임을 입증했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석(EIS)과 반응속도 실험 결과, 셀레늄은 전극 계면에서 전하 밀도를 조절하고 활성화 에너지 장벽을 낮추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장시간 구동 후에도 구조적 손상이 거의 없어 뛰어난 내구성을 보여줬다.
심준호 교수는 "셀레늄은 단순한 첨가물이 아니라 전극 내부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를 열어주는 핵심 매개체"라며 "이번 연구는 저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소 생산뿐 아니라 요소(urea)가 포함된 폐수의 정화까지 가능한 친환경 탄소중립형 촉매 시스템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의 신장우 석사과정생이 참여한 또 다른 연구도 ACS 학술지 'Energy & Fuels(2025년 9월호)'의 부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해당 연구에서는 암모니아를 수소 운반체로 활용할 수 있는 촉매(Exfoliated CoNiAl-LDH@rGO)를 개발했으며, 비귀금속 기반으로 48시간 이상 안정적인 수소 생산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이공분야 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중견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