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안정되면 사라"던 국토부 차관…배우자는 '갭투자' 의혹

입력 2025-10-21 13: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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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생활숙박시설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생활숙박시설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집을 사라고 한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 배우자가 '갭투자'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29일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117㎡를 33억5천만원에 구매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14억8천만 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계약 기간은 2024년 12월부터 2년간이다.

이 1차관 배우자가 구매한 해당 아파트는 현재 실거래가가 40억 원대에 형성됐다. 매입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6억5천만 원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전세 대금을 동원한 만큼, 실제 투입한 자본은 18억7천만 원으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이는 전형적인 '갭투자'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갭)만큼만 자기 자본을 투입해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향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할 때 소자본으로 시세 차익을 노리고 행하는 투기적 거래 행태다.

앞서 이 1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주택 가격이 낮은 노도강(서울 노원·도봉·강북구)에서 오래 저축한 자금과 대출로 집을 사려한 실수요자들은 타격이 있다.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요자를 향해 "당장 몇천만 원 혹은 1~2억 원이 모자라 집을 사지 못해 아쉬워하는 분들은 집값이 우상향할 걸로 보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현시점에서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것"이라며 "(그러지 말고)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다"는 말도 했다.

이에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정작 정권 핵심 인사들은 노른자 땅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다른 지역에는 전세로 거주하며 '실거주 원칙'을 외친다"며 "국민에게는 희생을 요구하면서 자신들은 특권을 누리는, 이것이 바로 이재명 정권의 내로남불 부동산 철학"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더 큰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구매하면서 입주 시점 등이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전세로 살며 입주 시점을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며 "2027년 1월 백현동 아파트로 실제 입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