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
대구에서 현대식 수도시설로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부터다. 당시만 해도 대구 시민 모두에게 공급되지는 않았고, 시민 중 일부에게만 공급됐다.
이후 조금씩 수도시설을 확장하다가 196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인 확장 사업이 이뤄졌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 하루 70만 톤(t) 생산 시설의 매곡정수장이 건설되면서 대구 시민 대다수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게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수돗물이 부족해 도시 외곽 지역이나 고지대에는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거나, 밤에만 급수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당시 우리 어머니들 중 상당수는 늦은 밤까지 기다렸다가 수돗물을 받아 두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 하루 35만t 생산 시설의 고산정수장이 건설되면서 부족한 수량 문제는 거의 해결됐다. 그렇지만 1995년 달성군의 대구시 편입, 화장실 및 샤워 등 생활문화 변화 등으로 늘어나는 수돗물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하루 20만t 생산 시설의 문산정수장 건설을 계획하게 됐으며, 2000년에 착공해 2009년 완공했다.
시설 확장 공사와 더불어 오염물질 유입에 대한 대응과 점점 엄격해지는 먹는 물 수질기준 만족을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고도정수처리 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상수도관망 관리를 위해 2000년대 초반 블록시스템을 도입해 2010년대 초 대부분 구축을 완료했고, 현재는 노후된 정수장에 대한 개량공사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2024년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됨에 따라 향후 개발 등에 따른 급수 수요 만족을 위하여 시설 확장 및 정비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노력으로 상수도 주요 지표인 대구시 급수 보급률은 99.9%이고, 유수율은 군위군 편입 전까지 94.7%로 특별·광역시 중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100년 동안 인간의 수명은 20년 이상 증가했다. 수명이 증가하게 된 원인으로는 고른 영양 섭취와 의료기술 발달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수돗물의 대중적 보급이 수인성 전염병 예방 등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할 것이다.
대구시의 경우 수돗물 1t을 생산하는 원가가 900원을 넘지만, 수용가에 판매하는 단가는 800원이 채 되지 않는다. 참고로 시중에 판매되는 음료수 가격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니, 1ℓ 기준으로 콜라는 1천800원, 오렌지주스는 1천900원, 소주는 5천200원, 맥주는 3천800원, 병입수는 500~1천원 정도인데, 수돗물은 턱없이 낮은 1.29원이다. 수돗물은 공공재로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해 가격은 낮지만 가치가 낮은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최근 상수도사업본부는 취수장과 정수장, 배수지, 가압장, 주요 도로의 상수도 관로를 점검하고, 취약 지점에 대한 정비를 완료했다.
또한 지난 추석에도 시민들과 귀성객들이 맑고 안전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비상급수 상황실'을 운영한 바 있다. 연휴 기간에 하루 118명 규모의 비상급수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해 급수 민원과 돌발 상황 등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었다.
대구 상수도사업본부는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과 시민 불편 사항이 없도록 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시민들께서는 대구시 수돗물인 청라수를 낭비하지 마시고, 소중하게 사용해 주시기를 당부드리는 마음이다.